
진성푸드가 비위생적인 공장 환경에서 순대를 만들었다는 논란에 휩싸이며 순대업을 하는 소상공인과 과거 납품받은 업체들이 피해를 보고 있다는 우려가 나온다. 순대에 대한 소비자들의 불신이 관련 업계 전반으로 옮겨붙은 정황이다.
회원 86만명을 보유한 자영업자 온라인 커뮤니티 ‘아프니까 사장이다’에는 6일 ‘순대 파동’ 직후 수입에 상당한 어려움을 겪고 있다고 호소하는 글들이 쏟아졌다. 프랜차이즈 순댓국집을 운영하고 있다고 소개한 회원은 이날 ‘순댓국집은 완전 직격탄을 맞았다’는 제목의 글을 올려 “사건이 터지기 직전 평일 평균 매출이 200, 주말은 250에 달했다. 하지만 어제는 150을 팔았고 주말에는 점심때 두 팀이 앉아 있다”고 밝혔다.
이 게시글에는 어려움에 동조하는 다른 순댓국집 업주들의 댓글이 이어졌다. 한 업주는 “위드코로나가 되며 조금 숨통이 트이는 듯했더니 애꿎은 소상공인만 피해 보고 있다”고 적었다. 이 외에 “우리도 사이드 메뉴에서 순대를 삭제했다” “우리 가게도 순대 사건으로 매출이 반 토막이 났다” “다음 주 배달업체를 개업하는데 걱정이 크다”는 의견도 있었다.
직접 억울함을 토로하는 글도 여러 개가 올라왔다. 43년 순댓국집을 운영했다고 소개한 회원은 “백년가게 인데도 손님이 없다”며 “관련 없는 회사 때문에 억울하게 피해를 보고 있다”고 했다. 5년간 순댓국집을 운영한 업주는 “내장을 일체 안 쓰고 머리 고기로만 사용하고 있다. 직접 해체도 하고, 웬만한 것들은 다 잘라낼 정도로 최대한 깨끗하게 해 손님들께도 자신 있게 권한다”며 “이렇게 한가한 점심시간은 개업 이래 처음”이라고 언급했다.
순대를 취급하는 분식집도 어려움을 겪고 있는 것으로 파악된다. 분식집을 운영한다고 밝힌 누리꾼은 “순대 영향인지 개업 이래 최저 매출을 기록했다. 다른 지점들도 거의 반 토막이 났다고 한다”고 밝혔다.
자영업자뿐만이 아니다. 진성푸드 홈페이지에 올라와 있는 거래처들도 때아닌 날벼락을 맞게 됐다. 진성푸드는 연혁을 통해 동대문엽기떡볶이, 죠스떡볶이, 스쿨푸드, 국대떡볶이, 두끼, 석관동떡볶이 등을 주요 거래처로 소개했다. 여기에는 이마트, GS리테일 등 국내 대형 유통업체도 포함됐다.
‘진성푸드 리스트’에 언급된 유통·식품기업들은 납품받은 순대 제품을 회수하는 등 재빨리 선 긋기 조치에 나서는 모습이다. 스쿨푸드는 지난 4일 입장문을 통해 "2014년 10월부터 진성푸드 제품을 납품받았지만 2018년 5월부터는 거래 종료로 납품받지 않고 있다“고 밝혔다. GS리테일과 이마트 측도 즉각 판매를 중단하고 구입한 고객이 있다면 즉각 환불 조치를 해주겠다고 약속했다.
‘순대 파동’은 지난 2일 진성푸드 공장 내부의 비위생적인 관리가 KBS에서 보도되며 시작됐다. 공개된 영상에는 천장에서 떨어진 물이 순대 양념과 섞이는 장면, 냉동돼지 내장을 바닥에 깔아놓고 해동하는 장면 그리고 순대 찜기 바닥에 벌레가 있는 장면 등이 담겼다.
진성푸드의 박진덕 회장은 홈페이지에 글을 올려 ”모든 것이 변명의 여지가 없는 저희 잘못이고 책임“이라며 이해와 용서를 구했다. 박 회장은 사과문에서 ”제 인생을 걸고 만든 순대의 신용에 사형이 내려진 것이나 다름없는 이 각박하고 냉혹한 현실에 하늘을 부둥켜안고 울부짖었다”며 “정말 죽고 싶은 심정이 들었다”고 밝혔다.
식품의약품안전처는 지난 2~3일 진성푸드를 불시 점검한 뒤 진성푸드가 제조하고 이마트, GS리테일 등 14개 업체가 판매한 순대 39개 제품을 ‘식품 등의 표시·광고에 관한 법률’, ‘축산물 위생관리법’ 위반으로 전량 회수 조치했다.
송태화 기자 alvin@kmib.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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