법원이 아내가 갑자기 이혼을 요구한 이유를 알기 위해 통화 내용을 몰래 녹음한 남편에게 선고를 유예했다.
대구지법 제11형사부(부장판사 이상오)는 통신비밀보호법 위반 혐의로 기소된 A씨(43)에 대한 징역 6개월 및 자격정지 1년의 선고를 유예했다고 1일 밝혔다. 선고 유예는 죄가 경미한 경우 일정 기간 형(刑)의 선고를 미루고 그 기간이 지나면 없던 일로 해주는 법적 조치다.
재판부는 “A씨 혼자 어린 자녀들을 돌보고 있고 아내의 친정 가족들이 A씨에 대한 선처를 탄원하고 있다”면서 “형을 선고하지 않더라도 A씨가 다시 범행을 저지르지 않으리라고 본다”고 양형 이유를 밝혔다.
A씨는 지난 1월 아내가 갑자기 ‘자녀들에 대한 친권과 양육권을 포기하겠다’며 이혼을 요구하고 주말마다 외박하자 통화 내용을 녹음한 것으로 알려졌다. A씨는 휴대폰 녹음 애플리케이션을 작동시킨 후 탁상 달력 뒤에 놓아두거나 USB 형태의 녹음기를 놓아두는 방법으로 아내의 통화 내용을 녹음한 혐의를 받는다.
A씨는 통화 내용을 장모에게도 들려줬고 장모는 A씨에게 추가 녹음을 권유한 것으로 알려졌다. 아내는 지난 5월 결국 집을 나가 A씨 혼자 어린 자녀들을 돌보고 있는 것으로 전해졌다.
나경연 기자 contest@kmib.co.kr
GoodNews paper ⓒ 국민일보(www.kmib.co.kr), 무단전재, 수집, 재배포 및 AI학습 이용 금지
1442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