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보수성향 변호사단체가 오세훈 서울시장을 상대로 TBS 운영에 대한 감사를 요구하는 주민소송을 법원에 제기했다. 서울시는 내년 예산에서 TBS에 지급하는 출연금을 120억원 삭감하는 방안을 추진하고 나서 시의회 문턱을 넘을지 주목된다. TBS 전체 예산 중 서울시 출연금은 약 73%에 달한다.
한반도 인권과 통일을 위한 변호사모임(한변)은 “오세훈 서울시장을 상대로 지난 29일 서울행정법원에 주민소송을 제기했다”고 1일 밝혔다. 한변은 “김어준의 뉴스공장은 정치적 중립의무 위반 등으로 단일프로그램으로 역대 최다 법적 제재를 받았다”며 “교통·기상방송이라는 본분을 넘어 서울시민의 세금을 불합리하게 낭비하고, 특정 정당 홍보 매체 수준으로 전락해 반드시 감사를 받아야 할 상황”이라고 주장했다.

한변은 앞서 행정안전부에 서울시에 대한 감사를 요구했으나 요건 미달로 각하됐다. 한변은 행안부의 각하 처분이 납득하기 어렵다며 주민소송을 제기했다. 주민소송은 감사를 청구한 주민이 감사 청구 사항과 관련이 있는 위법한 행위나 업무를 게을리 한 사실에 대해 행정기관장을 상대로 제기하는 소송이다.
김어준의 뉴스공장은 지난해 12월 법원의 윤석열 당시 검찰총장 징계 집행정지 결정에 대해 “법조 쿠데타” 등의 발언을 했다가 법정 제재를 받았다. 그간 해당 프로그램은 총 일곱 차례 법정 제재를 받았다.
방송인 김어준씨는 이날 김어준의 뉴스공장에서는 더불어민주당 이재명 대선 후보가 로봇을 굴러 넘어뜨려 논란이 일고 있는 것과 관련해 언론 보도를 겨냥해 “이미지 조작 범죄”라고 비판을 쏟아냈다. 김씨는 “아무런 문제 없는 영상을 편집해 마치 일부러 자빠뜨린 것처럼 로봇 학대 키워드를 의도적으로 만들어냈다”고 말했다.
김씨 발언 등을 둘러싼 논란이 가라앉지 않는 가운데 서울시는 TBS의 내년도 예산에 칼을 빼들었다. 서울시는 내년 TBS 출연금을 올해 출연금(375억원)에서 약 123억원 삭감한 252억원으로 책정한 것으로 전해졌다. 해당 삭감안이 더불어민주당이 다수를 차지하고 있는 시의회를 통과할 수 있을지는 미지수다. 민주당 소속 서울시의회 경만선 의원은 지난 29일 예산 삭감 추진과 관련해 “오 시장이 시민의 방송을 길들이려 하고 있다”고 비판했다. 오 시장은 이날 “일부에서 ‘방송법상 위반이다’ ‘언론탄압이다’라고 말하는데 관련 조항을 살펴보니 방송 내용, 편성을 침해하는 내용이 있을 때 방송법 위반 주장이 가능하다”면서 “예산 편성을 가지고 확대 해석하는 것이야말로 정치적 주장”이라고 반박했다.
김씨는 지난 22일 유튜브 ‘김어준의 다스뵈이다’에서 이 후보에 대해 “이재명은 혼자서 여기까지 왔다. 이제 당신들이 좀 도와줘야 한다”며 지지를 호소했다. 야당에서는 즉각 “김씨를 TBS에서 퇴출해야 한다”는 지적이 나왔다. 이낙연 캠프에서 공보단장으로 활동한 정운현 전 총리실 공보실장도 해당 발언에 대해 “정 그리하고 싶으면 방송을 그만두고 이재명 캠프로 가면 된다”고 지적했다. 한 TBS 직원은 지난 27일 직장인 익명 커뮤니티 앱인 ‘블라인드’에 “김어준은 TBS에 통제불가 신적 존재인가. 제작진은 어떤 요구도 못하느냐”라는 내용의 비판 글을 올렸다.
나성원 기자 naa@kmib.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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