오세훈 서울시장은 6일 “대장동 개발사업은 공영개발을 빌미로 소중한 성남시민의 재산을 고스란히 기획부동산 업자와 브로커의 주머니에 꽂아준 ‘비리의 교과서’ ‘부패의 전설’ 이라고 할 만하다”고 강하게 비판했다.
오 시장은 자신의 페이스북에 올린 ‘배우라 하셔서 들여다보았습니다’라는 글에서 “공공이 참여했다는 명분으로 헐값에 토지를 수용하고, 그렇게 조성된 택지는 민간 매각으로 분양가상한제를 피해 고가에 아파트를 분양함으로써 사업시행자에게 떼돈을 벌게 해주는 이런 기술은 저 같은 다른 지자체장들이 감히 상상할 수도 없는 최첨단 수법이라고 밖에 평가할 수 없다”고 주장했다. 이어 “애초에 공공이 50% 이상 출자하는 법인은 강제 수용권을 가질 수 있다는 조항을 이용하려고 성남도시개발공사를 설립하고, 대장동 사업에 ‘50%+1주’로 참여케 하는 절묘한 작전은 도대체 누가 결정한 것일까요? 당시 시장님 정도가 아니면 가능할까요?”라며 이재명 지사를 겨냥했다.
오 시장은 “이재명 지사가 이 사업의 기본 설계자이고, 최근 이 지사가 본인의 측근은 아니라며 거리를 두고 있는 유동규 前 성남도시개발공사 기획본부장은 정해진 틀 내에서 세부 사안을 결정한 현장 감독자에 불과하다”고 말했다. 또 ‘유동규씨가 비서실에 근무한게 아니기 때문에 측근이 아니다’고 한 이 지사 발언과 관련해 “성남시 보다 훨씬 크고, 많은 공기업이 있는 서울시에서도 공사 본부장 자리는 쉽게 말할 수 있는 가벼운 자리가 아니다”고 반박했다.
오 시장은 “성남도시개발공사를 비롯한 지방공사는 독점개발권, 토지수용권, 용도지역변경제안권 등을 갖고 있다. 세계 어느 나라에도 이렇게 막강한 권한을 가진 ‘합법적인 개발회사’는 없다”며 “이것은 오로지 싸게 산만큼 싸게 분양해서 집 없는 서민들에게 더 큰 혜택을 드리기 위해 공공에 주어진 특별한 권한”이라고 주장했다. 이어 “제가 시장으로 있던 10년 전, 서울시와 SH공사는 토지를 싸게 산만큼 싸게 분양했다. 문정지구, 발산지구가 모두 그랬다. 그때나 지금이나 제가 아는 공영개발은 서민을 위해 싸게 좋은 집을 공급하는 것이 전부”라고 강조했다.
오 시장은 검경의 편파수사 문제도 제기했다. 그는 “10년도 더 지난 파이시티 사건에 대해서는 저의 개입 여부를 찾아내기 위해 서울시를 7시간이나 기세 좋게 압수수색하더니 의혹투성이인 ‘기본설계’ 입증자료의 보고 성남시청은 왜 압수수색하지 않는가. 증거인멸의 시간을 주고 것인가”라며 “압수수색도 동일한 잣대로 하지 못하고 선택적으로 하는 이유가 무엇이냐”고 따졌다.
오 시장은 마지막으로 “이 지사는 대장동 사업의 설계자임을 자임했던 본인의 말씀에 책임을 지기 바란다”며 “전국 지자체에서 정책의 실패와 과오를 인정하는 태도라도 배울 수 있게끔 기회가 있을 때 용단을 내려주기를 기대한다”고 말했다.
김재중 선임기자 jjkim@kmib.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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