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70% 백신 접종한 뒤 천천히” 한국 위드코로나의 조건

Է:2021-09-01 00:0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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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국의 ‘위드 코로나’는 언제, 어떤 방식으로 시작될 수 있을까. 전문가들은 각론에선 일부 차이를 보였으나 위드 코로나 필수 이행 조건으로 높은 백신접종률과 점진적 방역 완화를 꼽는 데 이견이 없었다.

천은미 이대목동병원 호흡기내과 교수는 31일 국민일보와의 통화에서 백신 완전접종률이 70%대로 높은 상태에서 위드 코로나를 시작해 방역을 서서히 완화한 싱가포르 모델을 참고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영국처럼 완전접종률 50%대에서 섣불리 방역 빗장을 풀었다가는 전파력이 강한 델타 변이 바이러스에 대응하기 어렵다는 지적이다.

천 교수는 “백신을 맞더라도 방역을 완전히 풀 수는 없다. 마스크도 일정 기간 착용해야 할 것이고 손 위생도 마찬가지다”라며 “델타 변이는 정말 스치면 감염될 수 있을 정도로 바이러스 양이 많은데, 젊은층에서 퍼져서 어르신이나 아이들을 감염시킬 우려도 있다”고 설명했다.

천 교수는 위드 코로나 시행의 구체적인 시점에 대해서 “접종자 인원 수를 대폭 확대해 10월 말쯤 2차 접종률이 70%를 상회한다면 영업 제한 등 거리두기를 일부 완화하는 방법을 검토해볼 수 있을 것 같다”며 “규제를 완전히 푸는 것은 완벽한 치료제가 나온 이후, 아마도 내년 봄쯤은 돼야하지 않을까 생각한다”고 말했다.

정재훈 가천대 의대 예방의학교실 교수는 “80% 이상의 면역 수준”이 위드 코로나의 전제라고 봤다. 정 교수는 “80%가 됐으니 방역을 푼다기 보다 그쯤이면 유행이 어느 정도 진정될 것이라고 예상하는 기준에 가깝다”며 “그때부터 순차적으로 진행할 지, 과감하게 진행할 지 논의가 필요하겠지만 감염재생산지수를 낮추는 방역 조치를 유지하면서 점진적으로 가는 것이 필요하다고 본다”고 설명했다.

정 교수는 이어 “‘위드 코로나’라는 것은 결국 코로나19 시대에서 벗어나는 절차이고, 어떤 이름을 붙이든 결국 코로나 이전으로 돌아가야 한다는 관점에선 언젠가 가야할 방향”이라며 “필요한 조치와 불필요한 조치를 식별하는 등 위드 코로나를 준비하는 작업도 미리 준비돼야 한다”고 말했다.

왼쪽부터 천은미 이대목동병원 호흡기내과 교수, 정재훈 가천대 의대 예방의학교실 교수, 시혜진 가천대 길병원 감염내과 교수, 정기석 한림대성심병원 호흡기·알레르기내과 교수.

위드 코로나가 안전한 방식이라고 볼 수는 없고, 결국 한국사회가 어느 정도까지 위험을 감수할 것인지에 대한 사회적 합의가 있어야 한다는 의견도 있었다.

시혜진 가천대 길병원 감염내과 교수는 “현재 한국에선 하루에 10명 안팎으로 사망자가 나오고 있지만 위드 코로나 시행 국가 중에선 하루 사망자가 200명씩 나오는 나라도 있다”며 “사회적 거리두기에 따른 경제적 손실을 고려할 때 시민들이 ‘우리는 그렇게 하더라도 받아들이겠다’는 합의점을 도출하는 게 중요하다고 본다”고 말했다.

시 교수 역시 높은 수준의 접종률과 의료 체계의 안정적인 유지를 위드 코로나 시행에 필수적인 요건으로 꼽았다. 시 교수는 “델타 변이는 감염재생산지수가 5 이상으로 보고되고 있는데, 감염자 1명이 5명에게 바이러스를 옮긴다는 것이고 위중증으로 발전할 가능성도 당연히 높아진다”며 “임산부, 소아 등 접종을 못하는 집단을 제외하고 80% 이상이 접종해야 대유행으로 발전하지 않을 것이라 생각한다”고 설명했다.

그는 “지금도 중증 병상이 늘 포화된 상태이고 실제로 임산부나 고위험군임에도 병상이 없어서 대기하는 경우가 있다”며 “중증 환자가 줄어들고 한국 의료 체계 내에서 적절하게 수용할 수 있는 범위로 중증 환자가 나올 때에야 위드 코로나를 할 수 있다고 본다”고 덧붙였다.

위드 코로나가 정확히 무엇을 목표로 하는 것인지 보다 명확해져야 한다는 지적도 있었다. 정기석 한림대성심병원 호흡기·알레르기내과 교수는 “일반 시민들은 마스크를 벗고 거리두기를 거의 없애고 일상으로 돌아가는 상태, 코로나19를 독감처럼 취급하는 정도까지 생각하는 것 같지만 그렇게 되기는 어렵다”며 “환자 집계를 안하고 중환자 관리에만 초점을 맞춘다는 것도 현재 상황에선 무리가 있다”고 말했다.

정 교수는 완전접종률의 수치를 기준으로 삼기보다 중증이환률과 치명률이 감소해야 한다고 보고 있다. 그는 “현재 코로나19 환자가 100명 발생하면 중환자가 2~3명 나오는데, 보통 중환이 아니라 고용량의 산소가 필요한 중환이다”라며 “일상 독감 환자 1000명이 나와도 산소치료까지 가는 건 2~3명이 안 된다. 환자 집계를 하지 않아 경계심이 떨어지면 중환자가 언제든 급증할 수 있다”고 경고했다.

정 교수는 “델타 변이의 시대이기 때문에 백신접종률 수치 자체는 큰 의미가 없다. 접종률이 80%에 도달한다고 해도 안전하지 않다”면서도 “반대로 전국민 완전접종률이 65%여도 중증이환률이나 치명률이 떨어진다면 위드 코로나가 가능할 수 있다”고 말했다. 그는 이어 “중증 이환률이 1% 훨씬 밑으로 감소한다면 시행 가능할 것”이라 덧붙였다.

정우진 임송수 기자 uzi@kmib.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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