왕이, 셔먼 만나 미·중관계 ‘3가지 마지노선’ 제시…“체제 전복 안돼”

Է:2021-07-27 08:4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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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체제 전복, 발전 방해, 주권 훼손 용납 못해”
셔먼 ‘규칙에 기반한 국제질서’ 주장에
왕이 “美가 정한 규칙 왜 지켜야 하나”

왕이 중국 외교담당 국무위원 겸 외교부장(오른쪽)과 웬디 셔먼 미국 국무부 부장관이 26일 톈진에서 만나 기념 촬영을 하고 있다. 중국 외교부 홈페이지

왕이 중국 외교담당 국무위원 겸 외교부장이 미·중 관계에 관한 세 가지 마지노선을 제시했다. 중국 특색 사회주의 체제를 전복하려 해서는 안 되고 중국의 발전과 국가 주권을 침해하지 말라는 것이다.

27일 중국 외교부에 따르면 왕 부장은 전날 톈진에서 웬디 셔먼 미국 국무부 부장관을 만나 “미국은 중국 특색 사회주의를 비방하거나 전복하려는 시도를 해서는 안 된다”고 말했다. 그는 “사회주의의 길과 제도는 역사의 선택이자 14억 인민의 선택”이라며 “중국이 반드시 지켜야할 핵심 이익”이라고 강조했다. 왕 부장은 “중국 특색의 사회주의는 중국의 국정과 필요에 부합하며 이미 큰 성공을 거뒀다”거나 “중화민족의 위대한 부흥은 이미 되돌릴 수 없는 역사가 됐다”는 식의 자화자찬 발언을 쏟아냈다.

왕 부장은 또 “미국은 중국의 발전을 방해해선 안 된다”며 미국이 중국에 가한 모든 제재와 고율 관세, 기술 봉쇄를 철폐할 것을 촉구했다. 이어 신장, 티베트, 홍콩 문제를 언급한 뒤 “이는 인권이나 민주주의의 문제가 아니다”고 선을 그었다. 그러면서 “어떤 나라도 국가 주권이 훼손되는 것을 용납하지 않을 것”이라고 강조했다. 그는 특히 “양안은 아직 통일되지 않았지만 대만은 중국 영토의 일부라는 사실은 결코 변한 적이 없다”며 “대만 독립을 감히 시도한다면 중국은 무슨 수단을 써서라도 이를 저지할 권리가 있다”고 경고했다.

왕 부장은 셔먼 부장관이 ‘규칙에 기반한 국제 질서’를 강조하자 “미국이 말하는 규칙이 무엇이냐”고 따져 묻기도 했다. 그는 “유엔 헌장과 국제법을 가리키는 것이라면 이는 모든 국가가 지켜야 한다”면서도 “미국과 소수 국가가 정한 것이라면 중국은 제정에 참여하지도 않았는데 왜 지켜야 하느냐”고 반문했다. 왕 부장은 “미국은 중국에 각종 독자 제재를 가하고 있다”며 “이것이야말로 국제법적 근거도 유엔 안전보장이사회의 승인도 없는 전형적인 국제 규범 위반”이라고 반박했다.

왕 부장은 미·중 관계가 경색된 원인은 미국에 있다는 주장을 이어갔다. 그는 “미국의 새 정부는 전반적으로 지난 정부의 극단적이고 잘못된 정책을 이어갔다”며 “결국 중국의 현대화를 막고 차단하려는 미국의 대중 인식에 문제가 있다”고 책임을 돌렸다. 다만 “셔먼 부장관의 이번 방중은 미·중 접촉 대화의 구성 부분으로 쌍방은 중단 없는 대화를 통해 이해를 증진하고 오해를 불식하며 오판을 방지해 갈등을 더 잘 관리해야 한다”고 언급했다.

또 “중국의 발전은 미국에 도전하려는 것도 미국을 대체하려는 것도 아니다”며 “각국이 스스로 자기 실정에 맞는 길을 모색해야 한다는 것이 기본 입장”이라고 덧붙였다.

중국 외교부는 셔먼 부장관이 “미국도 중국의 발전을 제한하거나 억제할 생각이 없다”며 “미·중은 강대국으로서 이견이 있어도 책임 있는 방식으로 소통하고 토론할 수 있다”고 말했다고 소개했다. 또 셔먼 부장관이 “미국은 하나의 중국 정책을 견지하며 대만의 독립을 지지하지 않는다”고 밝혔다고 강조했다.

26일 중국 톈진에서 웬디 셔먼 미국 국무부 부장관과 셰펑 중국 외교부 부부장이 이끄는 미중 대표단이 회담하고 있는 모습. AP연합뉴스

셔먼 부장관은 왕 부장을 만나기 전 셰펑 중국 외교부 부부장과 따로 회담을 가졌다. 셰 부부장은 미국의 일부 인사가 중국을 ‘가상의 적’으로 여기고 ‘악마화’ 함으로써 미국 내부의 불만을 중국 탓으로 돌리려 한다고 주장했다. 중국은 왕 부장보다 급이 낮은 셔먼 부장관의 회담 상대는 셰 부부장이라는 점을 분명히 밝힌 바 있다. 이번 미·중 고위급 대화는 지난 3월 미 알래스카주 앵커리지에서 열린 고위급 회담 이후 4개월 여만에 열렸다.

베이징=권지혜 특파원 jhk@kmib.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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