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재명 경기도지사가 1일 민주당 대선후보 경선 출마를 선언함에 따라 향후 경기도정 운영이 어떻게 될지 관심이 쏠린다. 이 지사는 일단 당내 경선 일정은 물론 향후 대선 후보 선출이 되더라도 가능한 시점까지 도지사직을 유지할 것이란 관측이 높다. 그가 지사직을 조기 사퇴하지 않더라도 본격적인 대선 레이스가 시작되면 도정 공백이 불가피할 것이라는 우려도 나온다.
이 지사는 지난 30일 대리인을 통해 당 예비후보 등록을 하고 이날 공식 출마 선언과 함께 본격적인 대권 행보를 시작했다.
민주당은 당헌 당규상 대선 6개월, 180일 전에 대선 후보를 선출해야 한다. 경선 연기 주장이 제기됐지만, 논의 끝에 기존 당헌대로 9월 초까지 대선 후보를 확정키로 최종 결론이 내려졌다.
이 지사 측에 따르면 이 지사는 최소한 민주당 단일 후보가 결정되는 9월까지는 지사직을 유지할 계획이다.
이후 이 지사가 여당 대선 주자로 확정돼도 연말까지 도정 운영을 지속할 것이라는 관측도 나온다. 민주당 경선에서 이 지사가 대선 후보로 선출될 경우 공직선거법에 따라 지사직에서 사퇴해야 하는 시한은 선거일 90일 전인 12월 9일이다.
이 지사 본인도 지난 12일 민주평화광장 출범식에서 “국민들께서 제게 작으나마 기대를 가져 주시는 것도 성남시정과 경기도정을 통해 내 삶이 조금은 나아지는 것 같다는 판단 때문일 것”이라며 “할 수 있는 데까지 직무에 우선 충실할 것”이라고 말했다.
과거 이 지사는 성남시장 재임 시절 도지사 후보가 된 뒤에도 법정 사퇴시한 하루 전까지 성남시장직을 유지한 바 있다. 그는 당시에도 시정에 집중해 마지막까지 시민과의 약속을 지키겠다고 강조했었다.
다만 대선의 치열한 과정을 생각하면 도지사 선거 때와는 상황이 다를 것이라는 의견도 있다. 우선 이달 12일(선거일 240일 전)부터 중앙선거관리위원회가 대선 예비후보 등록을 받는데, 공직선거법상 현직 도지사는 예비후보로 등록할 수 없다.
예비후보로 등록하지 않으면 선거사무소를 둘 수 없고 홍보 현수막을 걸 수가 없다. 예비후보자 홍보물 발송도 허용되지 않는다. 당 후보로 확정된 이후엔 당 캠프 대선 전략 등과 맞물리기 때문에 변수가 생길 수 있는 것이다.
더구나 정견 발표나 경선 토론회는 도지사 공식 일정이 아닌 만큼 연차를 쓰든지 일과 외 시간을 쪼개 개인 일정으로 소화해야 한다. 당내 경선 일정만 해도 예비경선 TV토론만 4회, 국민면접 3회 등 일정이 빡빡해 현실적으로 도정에 소홀해질 수 있다는 지적이 나온다.
이 지사는 그동안 국회 토론회나 지자체 협약식 등을 통해 자신의 정책 방향 등을 공개해왔는데 경쟁이 본격화되면 ‘현직 도지사’ 프리미엄을 활용하는 것에 대한 비판도 제기될 수 있다.
이 지사는 대선 출마 선언에선 경기도정 수행 공백 등에 대한 언급은 하지 않았다. 오히려 경기도는 이날 도민 1000명을 대상으로 ‘민선 7기 3주년 도정 여론조사’ 결과 도민 74%가 이 지사를 긍정 평가했다고 발표하며 이 지사에게 힘을 실어줬다.
최근 정진상 정책실장을 필두로 도정의 핵심 역할을 하던 정무직 라인이 순차적으로 사퇴하고 대선 캠프로 속속 합류하면서 도정 레임덕을 우려하는 시각도 있다.
장현국 경기도의회 의장은 “부지사를 비롯한 집행부 간부들이 더욱 심기일전해야 할 것”이라며 “도의회도 예산과 정책 심의 역할을 차질 없게 수행해 혹시 있을지 모를 도정 공백에 철저히 대비하겠다”고 말했다.
조민영 기자 mymin@kmib.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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