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민의힘과 국민의당이 22일 통합을 위한 첫 실무협상에서 신설합당에는 합의했지만, 당명 문제를 놓고는 평행선을 달렸다. ‘국민의힘’ 이름을 계속 쓰겠다는 국민의힘과 새로운 당명을 써야 한다는 국민의당과의 입장차에 통합 협상이 장기화될 수 있다는 관측이 나온다.
국민의힘과 국민의당 실무협상단은 이날 국회에서 1차 회의를 가졌다. 국민의힘은 성일종 의원을 실무협상단장으로 오신환·이재영 전 의원이, 국민의당은 권은희 원내대표가 실무협상단장을 맡고 김윤 서울시당위원장, 김근태 부대변인이 협상에 나섰다.
성 의원은 이날 모두발언에서 “정권 교체를 하라는 국민의 요구를 우리 모두가 알고 있다”며 합당의 의미를 강조했다. 권 원내대표도 “국민의당과 국민의힘이 서로 다른 존재임을 인정하고, 각자 추구하는 가치를 존중하며 지지와 가치를 확장하는 원칙 있는 통합을 추진한다는 데에 당원들의 뜻을 모았다”고 말했다.
오 전 의원은 회의 직후 기자들과 만나 “양당은 가치를 확장하는 당대당 통합을 원칙으로 한다는 것을 서로 합의했다”고 밝혔다. 참석자들에 따르면 양당은 정당법상 신설합당에 일단 합의했다. 양당이 합쳐 신설 통합정당을 만든다는 뜻이다. 국민의힘이 존속정당이 되고 국민의당이 들어가는 흡수합당은 하지 않겠다는 것으로 풀이된다.
또 양당 실무협상단은 매주 화요일 오전 10시 정례회의를 하는 데도 합의했다.
다만 국민의당이 주장하고 있는 당명 변경과 관련해서는 합의점을 찾지 못했다. 오 전 의원은 “당명 교체 대한 부분들도 논의 과정 속에 있었다”고 전했다.
국민의당은 당명 변경을 요구하고 있지만, 국민의힘은 4·7 보궐선거에서 압승했고 당 지지율이 상승세인 만큼 ‘국민의힘’ 이름을 계속 써야 한다는 입장이다.
신설합당은 통상 새로운 당명으로 새롭게 등록을 하는 방식이지만 ‘국민의힘’ 당명을 그대로 쓸 수 있다는 게 국민의힘 측 설명이다.
앞서 전날 권 원내대표가 당명 변경을 요구하며 “원칙 있는 합당을 구현해낼 방법은 당연히 새 당명”이라고 강조했지만, 이준석 국민의힘 대표는 “식당이 잘 되기 시작하니 간판을 내리라는 건가”라고 반박한 바 있다.
당명 변경을 놓고 입장차가 팽팽하면서, 국민의힘과 국민의당 간 통합 논의는 장기화될 수 있다는 관측이 나온다.
이상헌 기자 kmpaper@kmib.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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