더불어민주당이 소속 의원의 부동산 투기 여부 전수조사를 감사원에 요청하겠다고 밝힌 국민의힘을 향해 전방위 공세에 나서고 있다. 특히 민주당 출신인 전현희 국민권익위원장의 중립성을 문제 삼는 부분에 대해선 최재형 감사원장이 야당 대선 주자로 거론되는 점을 들어 ‘내로남불’이라 꼬집었다.
송영길 민주당 대표는 9일 국회에서 열린 최고위원회의에서 “저희 당 입장에서는 ‘국민의힘 의원님들도 전수조사를 받으십시오’ 이렇게 요청을 다시 한번 드린다”며 “감사원법상 불가능한 것을 가지고 말씀하지 마시고 국민권익위원회에 요청하라”고 촉구했다.
그는 “전현희 위원장은 이번에도 야당의 지적 때문에도 그렇고 본인 스스로가 기피신청을 해서 이번 조사과정에 전혀 관여하지 못했다”며 “야당에서 추천한 조사위원들이 포함된 조사단이 철저하게 조사를 해서 이 명단을 저에게 통보했다는 말씀을 드리겠다”고 말했다.
윤호중 원내대표는 “(감사원 조사가 불가능하다는) 사실을 모르고 감사원에 전수조사를 받겠다고 이야기했다면 정말 무능한 것이다. 만약 알고도 그렇게 이야기했다면 국민을 기만하는 것”이라며 “권익위 조사에 대해서 정치적인 이유를 들어 이리저리 피하다가 이제 감사원 카드를 꺼내 들고 또 회피하려고 하는 것”이라 비판했다.
이어 “최재형 감사원장은 야당에서 대선주자로 거론되고 있지 않나”며 “최 원장이 믿음직해서 감사원 조사를 이야기했다면 차라리 윤석열 전 검찰총장에게 조사받겠다고 이야기하는 것이 낫지 않을까 생각한다”고 했다.
백혜련 최고위원도 “국민의힘은 국민권익위원장을 믿지 못해서 권익위가 아닌 감사원에 조사 의뢰를 한다고 했다”며 “그런데 국민의힘 당대표 후보들은 최재형 감사원장에 대해 대선 출마 러브콜을 보내고 있다”고 지적했다.
그러면서 “얼마나 이율배반적이고 내로남불 행위냐. 지금 국민의힘의 작태는 감사원의 정치적 중립성·독립성을 완전히 무너뜨리는 것”이라고 강조했다.
정청래 의원 역시 페이스북에 올린 글에서 “국민의힘 논리대로라면 최재형 감사원장 띄우기에 열심인 국민의힘이 오히려 감사원 감사를 회피해야 하는 것 아닌가. 감사원에게 국민의힘 봐주기 해달라는 것인가”라며 “국민의힘에 권고한다. 이럴 거면 차라리 윤석열의 입김이 더 짙게 남아있는 윤석열 검찰라인에게 아예 수사를 의뢰하라”고 비꼬았다.
앞서 국민의힘은 이날 오후 2시 30분 추경호 원내수석부대표, 전주혜 원내대변인 등이 감사원에 방문해 소속 의원 부동산 투기 전수조사를 의뢰할 방침이라고 밝혔다. 하지만 국회 소속 공무원들을 직무감찰의 대상에서 제외하도록 규정한 감사원법 24조에 따라 감사원이 조사에 나설 수 없다는 지적이 잇따르며 ‘시간 끌기’라는 비판이 나왔다.
김이현 기자 2hyun@kmib.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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