교회에서 잠자던 신도들에게 흉기를 휘두른 40대가 2심에서도 중형을 선고받았다.
광주고법 전주재판부 제1-2형사부(부장판사 김봉원)는 26일 살인과 살인미수 혐의로 기소된 A씨(46)에 대한 항소심에서 징역 18년을 선고한 원심을 유지했다.
A씨는 지난해 7월 27일 오전 1시40분쯤 전북 군산시 구암동의 한 교회에서 50대 여성인 B씨의 머리 등을 둔기로 여러 차례 내리치고 살해한 혐의로 기소됐다. 그는 또 옆에 있던 30대 남성 C씨에게도 둔기를 휘둘러 다치게 했다.
당시 교회에는 A씨 등 3명과 목사가 함께 있었는데 이들은 인천의 한 개척교회에서 목사와 신도로 만나 알고 지낸 사이였다. 범행 당시 A씨와 피해자들은 인천에서 군산으로 교회를 옮긴 목사를 보기 위해 군산을 방문했던 것으로 알려졌다.
정신질환을 앓고 있던 A씨는 수사기관 조사에서 “악행을 저지르는 이들을 처단하려 했다”고 진술했다.
1심 재판부는 “정신감정 결과 등을 토대로 범행 당시 A씨의 심신미약이 인정됐으나 미리 준비한 둔기로 잔인하게 피해자를 살해했다”며 “범행 이후에도 피해자들에게 아무런 구호조치를 하지 않은 점 등에 비춰 엄벌이 필요하다”며 징역 18년을 선고했다.
A씨와 검사는 모두 양형 부당을 이유로 항소했지만 기각됐다.
항소심 재판부는 양형 사유에 대해 “피고인은 잠자던 피해자들이 있는 방에 들어가기 전 스테인리스 파이프를 준비해 1명을 살해하고 옆에 있던 피해자에게는 중한 상처를 입혔다”면서 “범행 수법이 잔혹하고 죄질이 매우 불량한 점, 재범위험성도 상당히 높아보인다”고 설명했다.
이어 “조현병으로 인한 심신미약 상태에서 범행을 저지른 것으로 보이고 피해자 유족 등이 피고인의 선처를 바라는 점 등을 종합하면 원심의 형량은 합리적 재량 범위 내에 있어 형이 너무 무겁거나 가벼워서 부당하다고 보이지 않는다”고 덧붙였다.
김이현 기자 2hyun@kmib.co.kr
GoodNews paper ⓒ 국민일보(www.kmib.co.kr), 무단전재, 수집, 재배포 및 AI학습 이용 금지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