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강남역 살인사건’ 뒤 5년…심화하는 갈등 “여성혐오, 더 악화”

Է:2021-05-17 16:1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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서울여성회가 마련한 온라인 추모 공간 캡처

‘우리의 기억과 투쟁은 멈추지 않는다’라는 사이트에 15일부터 형형색색의 메모가 붙기 시작했다. 2016년 5월 17일 한 30대 남성이 일면식 없는 20대 여성을 서울 강남역 인근 화장실에서 살해한 ‘강남역 살인사건’ 5주기를 추모하는 이들의 메시지였다. 서울여성회가 마련한 이 연대 공간에 사람들은 ‘5년이나 흘렀군요. 사회는 변한 걸까요? 변하지 않은 것 같네요’ ‘아직 갈 길이 멉니다’ 같은 글을 띄웠다. ‘강남역 살인사건’을 계기로 페미니즘 리부트(재시동)가 시작됐지만 많은 이가 “사회는 변하지 않았다”고 말하고 있다.

서울여성회는 17일 서울지하철 2호선 강남역 9·10번 출구 사이에서 ‘강남역 여성살인 5주기 추모행동’을 개최하면서 “최근 페미니즘 리부트 이전으로 되돌리려는 백래시(변화에 대해 나타나는 반발 심리) 기운이 확산하고 있지만 이 시기를 버티고자 연대 행사를 마련했다”고 말했다. 페미니즘에 반발하는 이들의 목소리가 커지고 있다는 것이다.

20대 활동가들은 지금 우리 사회에 5년 전보다 더 많은 젠더 갈등이 표출되고 있다고 봤다. 앞서 서울시장 재보궐선거 당시 신지예 무소속 후보의 ‘팀서울’ 성평등 부시장 후보로 참여했던 이가현(29) 활동가는 “이 사건으로 여성 대상 강력범죄가 사실상 처음 공론화됐고 5년간 많은 변화가 이어졌다”면서도 “지금은 백래시가 더 악화했다”고 말했다.

그는 지난 3월 벌어진 윤지선 세종대 인문학부 교수 강의 테러 사건이 백래시의 단적인 예라고 봤다. 앞서 윤 교수는 한 유튜버가 사용하면서 유행한 단어를 두고 ‘여성혐오 표현’이라고 문제 제기 했는데, 이 소식이 알려지자 윤 교수의 온라인 강의에 외부인이 접속해 성착취물을 올리는 사건이 발생했다. 이 활동가는 “예전에는 남성 사이에서도 ‘성차별 문제를 조심스럽게 접근해야 한다’는 사회적 분위기가 있었지만 지금은 조직적으로 페미니즘에 대한 직접적인 위협이 들어온다”고 말했다.

텔레그램 ‘n번방’ 사건을 공론화한 ‘추적단 불꽃’(이하 불꽃)은 남성이 피해자인 ‘남성 혐오’ 사건에 대해서는 취재하지 않냐며 항의를 받은 적도 있다. 불꽃은 “강남역 살인사건을 계기로 여성 혐오 범죄에 대한 공론화가 빠르게 시작됐지만 동시에 남성을 ‘잠재적 범죄자’로 인식하는 시선에 대한 반발심도 커지고 있다”고 지적했다.

여성단체들은 백래시가 조직적으로 변한 데는 이를 정치적으로 활용하려는 이들이 부추긴 영향이 크다고 보고 있다. 이 활동가는 “20대 남성 표심을 잡으려 일부 정치인들이 ‘피해자는 남성’이라는 프레임을 만들었다”며 “정치는 여성의 불안감과 남성의 박탈감 등 사회적 갈등을 조율·해결하는 것인데 오히려 자극하고 있다”고 말했다.

박민지 기자 pmj@kmib.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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