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천주교 서울대교구장을 지낸 고(故) 정진석 니콜라오 추기경이 1970년 주교품을 받으며 사목 표어로 삼았던 ‘모든 이에게 모든 것(Omnibus Omnia)’을 숨을 거두는 날까지 지켰다.
서울대교구 대변인인 허영엽 신부는 28일 서울대교구청에서 열린 브리핑에서 “어제 선종 후 서울성모병원에서 양석우 교수 집도로 각막 기증이 성공적으로 이뤄졌다”고 밝혔다. 이어 “정 추기경께서는 오래전부터 노화로 맞게 되는 자신의 죽음을 잘 준비하고 싶다며 2018년 연명 의료계획서에 연명치료를 하지 않겠다고 스스로 서명했다”면서 “이미 2006년에 서명한 사후 각막 기증이 잘될 수 있도록 의료진에게 특별히 부탁하셨다”고 덧붙였다.
정 추기경은 지난달 재산을 모두 필요한 곳에 기부하고, 통장에 남은 돈은 의료진 등 고생한 분들에게 선물해 달라고 부탁한 것으로 전해졌다. 허 신부는 “지난 3월 통장에 있는 잔액 모두 명동밥집과 아동신앙교육 선교장학회 등에 공헌했다”며 “당시 당신의 장례비는 남기겠다고 했는데 평생 일한 교구에서 당연히 해야 할 일이기 때문에 교구에서 거절했다”고 했다.
또 “지난달 통장 잔액을 모두 소진했고 현재 약 800만원 남아 있다”면서 “이 돈도 그동안 수고한 의료진과 병원에서 수고하신 분들에게 선물하라는 말씀을 남겼다”고 말했다. 정 추기경은 매우 위독했던 3월 초 선종할 것으로 생각하고 통장 잔액을 소진했으며, 이후 교구에서 은퇴한 신부에게 지급하는 금액과 6·25전쟁 참전으로 국가보훈처에서 받는 금액이 모여 800만원 정도를 남겼다고 한다.
정 추기경은 지난 2월 21일 서울성모병원에 입원해 치료를 받아오다가 향년 90세로 27일 밤 10시15분 선종했다. 허 신부는 “염수경 추기경과 주교님들, 사제들, 수녀님들, 주치의 등이 지켜보는 가운데 아주 편안하게 눈을 감으셨다”며 “오래전부터 ‘감사합니다. 늘 행복하세요. 행복하게 사는 것이 하느님의 뜻’이라고 자주 말씀하셨고 이 말씀이 마지막 말씀이었다”고 전했다.
서울대교구는 명동성당에서 이날부터 사흘 동안 오전 7시부터 밤 10시까지 사회적 거리두기를 준수하며 조문을 받는다. 입관은 30일 오후 5시 염수정 추기경 주관으로 이뤄지고 5월 1일 오전 10시에 염 추기경 집전으로 장례미사가 봉헌될 예정이다.
박은주 기자 wn1247@kmib.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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