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부가 미국 제약사 화이자의 코로나19 백신 2000만명분을 추가 확보하면서 백신 수급을 둘러싼 불안이 해소될지 주목된다. 세계 각국이 백신 확보전에 돌입한 상황을 고려하면 물량 측면에서는 한숨 돌렸다는 분석이 나온다.
범정부 백신도입 태스크포스(TF)는 24일 오후 브리핑을 통해 화이자 백신 2000만명분(4000만회분)을 추가 도입했다고 밝혔다. 앞서 정부는 지난해 12월 화이자와 1000명분을 계약하고 올해 2월 300만명분을 더 확보했다. 이날 추가 확보분을 발표함에 따라 우리가 보유하게 된 화이자 백신은 3300만명분(6000만회분)이 됐다.
이로써 정부가 지금까지 확보한 백신은 총 9900만명분(1억9200만회분)이다. 제약사별로는 화이자 3300만명분, 아스트라제네카 1000만명분, 얀센 600만명분, 모더나 2000만명분, 노바백스 2000만명분이다. 백신 공동구매 국제프로젝트인 ‘코백스 퍼실리티’를 통해 1000만명분을 받기로 했다.
이는 우리나라 전체인구(5200만명)가 1.9번씩 접종할 수 있으며 집단면역 형성을 위한 접종 목표 3600만명의 2.75배에 해당하는 분량이다. 변이 바이러스에 대응하기 위한 3차 접종 ‘부스터 샷’(효과를 보강하기 위한 추가 접종) 물량까지 어느 정도 확보했기 때문에 일단 ‘백신 부족’ 현상은 발생하지 않을 것이라는 희망적인 시각도 있다.
다만 정부의 목표대로 올해 11월까지 집단면역을 형성하기 위해서는 백신이 계약대로 제때, 필요한 만큼 국내로 들어와야 한다. 실제 애초 2분기부터 도입하기로 했던 모더나 백신 등은 아직 초도 물량 도입 일정조차 확정되지 않은 상태다. 정부는 이날 추가 확보 물량을 발표하면서도 구체적으로 언제, 얼마나 들어오는지는 공개하지 않았다.
TF는 도입 일정과 관련해 “화이자 백신은 현재까지 175만회분이 공급됐으며 이를 포함해 6월 말까지 700만회분이 공급될 예정”이라며 “3분기부터는 5900만회분이 순차적으로 공급될 계획”이라고만 밝혔다.
화이자 백신은 4월 한 달간 매주 12만5000명분(25만회)씩 들어오고 있다. 5월에는 175만회분, 6월에는 325만회분이 차례로 들어올 예정이다. 하지만 매주 같은 양의 물량이 들어오는지, 지금처럼 매주 수요일 오전에 국내에 도착하는지 등 세부 내용이 전혀 알려지지 않은 상태다.
전 세계적으로 백신 수급이 불안정한 가운데 아스트라제네카(AZ)·얀센 백신의 부작용 논란까지 불거진 상황도 우려스러운 대목이다. 각국의 관심이 화이자와 모더나 등 mRNA(메신저 리보핵산) 백신에 쏠리고 있기 때문이다.
앞서 유럽연합(EU) 행정부 격인 집행위원회는 화이자 백신 18억회분을 공급받는 계약을 체결하기 위해 협상을 개시했다고 밝혔다. 캐나다도 내년과 내후년에 각각 3500만회분, 3000만회분의 ‘부스터샷’용 백신을 받기로 했으며 최대 1억2000만회분을 추가 주문할 수 있는 옵션 계약도 맺은 상태다.
이에 권덕철 TF 팀장 겸 복지부 장관은 “타국과의 계약에 따른 영향이 우리나라에 (물량을) 공급하는 데 영향을 미치지 않을 것”이라며 “화이자 백신은 공급 일정에 따라 주기적으로 일정하게 들어오고 있다”고 재차 강조했다. 비밀 유지 협약이 포함된 계약 특성상 상세한 내용은 밝힐 수 없지만 공급 일정에는 차질이 없을 것이라는 입장이다.
그러면서 “공급 부족에 대해 지나치게 염려하기보다는 예방접종에 주력할 때”라며 “백신 수급과 안전에 대한 근거 없는 불안감 조성은 방역과 국민 안전에 전혀 도움이 되지 않는다”고 말했다.
문지연 기자 jymoon@kmib.co.kr
▶‘4일 전 화이자 접종’ 70대 경비원 사망…연관성 조사
GoodNews paper ⓒ 국민일보(www.kmib.co.kr), 무단전재, 수집, 재배포 및 AI학습 이용 금지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