심한 학대를 당한 것으로 보이는 고양이 사진을 온라인 커뮤니티에 올리며 ‘병원에 가야 하냐’고 물어본 게시자를 동물보호단체가 추적에 나섰다.
20일 동물권행동 카라는 페이스북에 지난 10일 온라인 커뮤니티에 한 누리꾼이 올린 게시물을 공유했다.
“체벌하다가 이렇게 됐는데 병원가야 돼?”라는 제목의 게시물에는 총 4장의 고양이 사진이 첨부돼 있었는데, 극심한 학대를 당한 것이 명확해 보이는 모습이었다.
카라는 사진들을 근거로 피해 고양이가 4~5개월령 정도로 된 새끼 고양이인 것으로 추정했다. 사진에 찍힌 성인의 팔 크기와 비교해 보면 한눈에도 고양이 몸집이 작은 것이 확인된다.
게시글의 첫 번째 사진 속 고양이는 입을 벌린 채로 물에 젖은 욕실 바닥에 누워 있다. 작성자가 손으로 고양이를 들어 올려 확대한 사진을 보면 얼굴 곳곳이 젖어 있고, 동공은 완전히 풀려있다.
카라는 21일 국민일보와의 통화에서 “(고양이의) 표정이 아예 없는 상태”라면서 “입 주변 점막은 붓고, 턱이 벌어진 채로 혀가 나올 정도로 몸은 축 늘어져 있음을 확인할 수 있다”고 설명했다.
카라에 따르면 고양이의 사진을 본 수의사는 “몸이 완전히 풀린 상태로 보인다”면서 “완전히 기절한 상태거나 최악의 경우 사망했을 가능성도 있다”라고 소견을 밝혔다.
카라는 페이스북에서 “게시자는 ‘체벌’이라고 부르고 있으나 고양이의 상태로 보아 폭행 등 가혹 행위가 있었을 것으로 추정된다. 이는 명백한 학대 행위”라고 비판했다. 이어 “(게시물 작성자는)올바른 동물 반려 방법을 모르는 것은 물론 학대로 고통받는 동물에 대해 전혀 공감하지 못하고 있다”며 “추가 피해를 막기 위해서 게시자를 찾아내어 고양이를 구조하고 학대 행위에 대한 법적 책임을 물어야 한다”고 제보를 요청했다.
게시물 작성자는 이런 고양이의 사진을 게시하고는 “냅두면 회복하려나?”라고 묻기까지 한 것으로 알려졌다.
현재 이 게시물은 삭제된 상태로, 이를 보고 캡처한 누리꾼들로부터 제보를 받은 카라는 이를 사이버범죄 신고시스템에 신고했다.
하지만 사이버범죄 신고만으로 학대자에 대한 수사를 기대할 수는 없다. 현재로서는 단체가 증거를 직접 입수해 경찰에 수사를 요청해야 한다. 카라는 “혹시라도 사진을 통해 지역 등을 추정할 수 있는 단서를 얻을 수도 있으니 이에 관한 제보를 받고 있다”며 “아직 유효한 제보는 없었다”고 밝혔다.
한편 동물보호법에 따르면 동물에게 신체적 고통을 주거나 상해를 입히는 행위를 금지하고 있으며, 이를 어길 시에는 3년 이하의 징역 또는 3000만원 이하의 벌금에 처하도록 하고 있다.
이주연 인턴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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