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울 마포구의 한 모텔에 불을 질러 3명의 사망자를 낸 혐의를 받는 70대 남성에게 1심 재판에서 검찰이 중형을 구형했다.
16일 검찰은 서울서부지법 형사합의11부(부장판사 문병찬) 심리로 진행된 조모(70)씨의 현주건조물 방화치사상 혐의 결심공판에서 징역 30년을 선고해달라고 요청했다.
검찰은 “이번 범행으로 다수의 무고한 피해자가 발생했다”며 “얼마나 극심한 고통에서 사망했을지 상상할 수 없다”고 말했다.
이어 “조씨는 술을 안 준다며 범행을 저질렀고 구호 조치도 하지 않았다”며 “수사기관에 신고했으면 사상을 막을 수 있었으나 자신의 안위만 최우선으로 생각했다”고 덧붙였다.
반면 조씨 측은 “술에 만취해 잠이 들었는데 갑자기 숨이 막히고 깜깜해서 벽을 더듬어 나온 것이지 모텔에 불을 지른 적이 없다”고 항변했다.
조씨는 사건 발생 당시와 지난 공판 때만 해도 자신이 불을 지른 것이 맞다는 사실을 인정했던 것으로 알려졌다. 그러나 이날 결심 공판에서 돌연 사실관계 자체를 부인하고 나섰다.
조씨는 지난해 11월 25일 새벽 2시 38분쯤 자신이 거주하던 마포구 공덕동의 3층짜리 모텔 101호에 불을 지른 혐의를 받고 있다.
이 화재로 인해 11명이 병원에 이송됐고 이 중 3명은 심폐소생술을 받았으나 결국 사망 판정을 받았다. 5명은 일산화탄소 중독으로 상해를 입었다.
해당 모텔에서 장기투숙하던 조씨는 모텔 주인과 다투다가 홧김에 자신의 방에서 종이에 불을 붙여 방화한 것으로 조사됐다.
당시 조씨는 이미 취한 상태로 모텔 주인에게 술을 요구한 것으로 알려졌다. 주인이 술을 주지 않자 화가 난 그는 “너 죽고 나 죽자”라는 말을 한 뒤 이같은 범행을 저지른 것으로 전해졌다.
이후 조씨는 불을 지르고 스스로 빠져 나왔다가 편의점에서 “배가 아프다”며 구급차를 요청했고 병원에 이송되던 중 자백해 경찰에 체포됐다.
이주연 인턴기자
GoodNews paper ⓒ 국민일보(www.kmib.co.kr), 무단전재, 수집, 재배포 및 AI학습 이용 금지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