인천 한 유흥주점에서 60대 여성 업주가 숨지기 하루 전 성폭행한 혐의를 받는 30대 중국인 남성이 처음 언론에 모습을 드러냈다.
준강간 혐의로 구속영장이 청구된 A씨는 13일 오후 2시40분쯤 구속 전 피의자 심문(영장실질심사)이 열리는 인천지법에 등장했다. 그는 검은색 모자를 눌러쓰고 고개를 푹 숙인 채 걸었다. 마스크로 얼굴 대부분을 가렸으며 수갑을 찬 상태였다.
법정 앞에서는 “유흥주점에서 나온 뒤 피해자가 사망한 걸 몰랐느냐”는 취재진 질문에 아무런 답변을 하지 않았다. 또 “성폭행만 했느냐” “성폭행 후 사진은 왜 찍었느냐” 등 추가 질문이 잇따랐지만 반응하지 않고 묵묵부답으로 일관했다.
A씨의 영장실질심사는 정우영 인천지법 영장 전담 부장판사가 진행 중이며 구속 여부는 이날 오후 늦게 결정될 전망이다.
앞서 A씨는 지난 8일 오전 인천 서구 한 유흥주점에서 술을 함께 마신 뒤 잠든 60대 여성 업주 B씨를 성폭행한 혐의를 받는다. 그는 범행 후 같은 날 오전 9시40분쯤 가게에서 빠져나왔고 B씨는 이튿날 가게 안 방에 쓰러져 있다가 다른 손님에 의해 발견됐다.
신고를 받은 경찰과 119 구급대원이 현장에 도착했을 당시 B씨는 이미 사망한 상태였으며 몸에 별다른 외상은 없었다. 경찰은 B씨가 살아있을 당시 마지막으로 만난 손님이 A씨인 사실을 확인하고 유력한 용의자로 그를 체포해 살인 혐의를 추궁했다.
그러나 A씨는 B씨를 성폭행한 사실을 실토하면서도 살해하지는 않았다고 주장했다. 그러면서 성폭행 직후 휴대전화 카메라로 촬영한 B씨의 생존 당시 사진들을 경찰에 제시했다. 경찰은 B씨가 약물 중독으로 살해됐을 가능성도 있다고 보고 계속 수사 중이다.
문지연 기자 jymoon@kmib.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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