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골프 황제’ 타이거 우즈의 차량 전복 사고는 과속 주행을 한 데다 커브길에서 브레이크 대신 가속페달을 밟으면서 발생했다는 미국 경찰 당국의 조사 결과가 나왔다.
7일(현지시간) CNN방송과 일간 워싱턴포스트(WP)에 따르면 미 캘리포니아주 로스앤젤레스(LA)카운티 보안관 앨릭스 비어누에버는 이날 우즈의 스포츠유틸리티차량(SUV) 전복 사고의 주요 원인이 과속과 우즈가 커브길을 극복하지 못한 탓이라고 발표했다.
LA카운티는 6주간의 사고 조사 뒤 이날 조사 결과를 내놨다. LA카운티 보안관실의 제임스 파워스는 “우즈가 패닉에 빠지면서 가속페달을 브레이크로 착각했던 것 같다”면서 “브레이크를 밟은 흔적을 찾지 못했다”고 밝혔다. 그는 “블랙박스에 브레이크를 밟은 기록이 제로(0)다. 가속페달에는 99%의 가속이 있었다”고 덧붙였다.
우즈가 몰던 제네시스 SUV GV80은 사고 당시 나무를 들이받은 뒤 공중으로 떠올랐고 ‘피루엣’(발레에서 한 발을 축으로 삼아 회전하는 동작)을 한 뒤 배수로에 내려앉았다고 파워스는 설명했다.
비어누에버 보안관은 SUV가 당시 최대 시속 87마일(약 140㎞)까지 속도를 냈었고, 나무를 들이받을 때 속도는 시속 75마일(약 120㎞)이었다고 말했다. 하지만 사고가 난 도로의 제한속도는 시속 45마일(약 72㎞)에 불과했다.
수사관들은 사고 당시 우즈가 약물이나 술에 취해 있었다는 증거가 없었기 때문에 혈액검사를 위한 영장을 신청하지 않았다. 우즈 본인도 어떤 약물도 복용하고 있지 않았고, 술을 마시지 않았다고 밝혔다. 다만 우즈는 “멍하고 혼란스러운 듯” 보였고, 사고에 대한 기억이 없다고 말한 것으로 전해졌다.
보안관실은 우즈에게 소환장을 발부하거나 우즈를 ‘부주의한 운전’ 혐의로 기소하지도 않았다. 비어누에버 보안관은 과속 딱지는 발부할 수 있다고 말했다. 그는 “소환장을 발부하지 않기로 한 결정은 이 방(기자회견장)에 있는 누구에게나 똑같을 것”이라며 “우즈가 특혜를 받고 있다는 추론은 틀린 것”이라고 선을 그었다.
우즈는 지난 2월 23일 오전 7시쯤 LA 인근 롤링힐스 에스테이츠의 내리막길 구간에서 제네시스 GV80을 몰고 가다 전복 사고를 냈다. 블랙박스에 대한 수색영장 진술서에 따르면 우즈의 차는 당시 랜초 팔로스 버디를 달리다 중앙분리대를 넘었고, 길 반대편을 가로질러 멈출 때까지 45ｍ 이상을 굴러갔다.
우즈는 이 사고로 다리를 심하게 다쳐 여러 차례 수술을 받았으며 현재 플로리다주의 자택에서 회복 중이다.
우즈는 이날 트위터에 올린 글에서 “나를 도우러 와주고 (긴급전화) 911에 전화를 해준 선한 사마리아인들에게 매우 감사한다”고 밝혔다. 보안관실의 부보안관들과 LA소방서의 소방관·구급요원 등에게는 “전문가적으로 현장에서 나를 돕고, 내가 안전하게 병원에 가도록 해준 데 대해 감사한다”고 전했다.
권남영 기자 kwonny@kmib.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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