박원순 피해자…“상처준 정당서 서울시장되면 두렵다”

Է:2021-03-17 15:08
ϱ
ũ

피해자, 선거 앞두고 기자회견
“이번 선거는 처음부터 잘못됐다”
“민주당 사과 진정성, 현실성도 없다”
당 차원 징계 등 사과 조건 언급


고(故) 박원순 전 서울시장 성추행 사건의 피해자가 17일 기자회견을 열어 “이번 선거가 처음부터 잘못됐다고 생각한다”며 “지금까지 민주당의 사과는 진정성도 현실성도 없는 사과”라고 강하게 비판했다. 피해자가 변호인 등 대리인을 거치지 않고 직접 기자들 앞에 모습을 드러낸 것은 처음이다. 후보자를 낸 더불어민주당을 심판해야 한다는 목소리를 내기 위해 직접 모습을 드러낸 것으로 보인다. 다만 촬영, 녹음은 이뤄지지 않았다.

피해자 A씨는 기자회견을 자처한 배경에 대해 “지금 상황에서 본래 선거가 치러지게 된 이유가 묻혔다고 생각한다”며 “저는 저의 피해 사실을 왜곡하고 상처를 준 정당에서 시장이 선출되면 저의 자리로 돌아갈 수 없게 된다는 두려움이 든다”고 말했다.

그러면서 “후회가 덜한 쪽을 선택하고 싶었다. 어떤 결과가 생겼을 때 그 후회의 무게가 더 가벼운 쪽을 선택했고 이 자리에 서게 됐다”고 덧붙였다. 박 전 시장 사태로 벌어진 이번 재보궐 선거의 성격을 다시 명확하게 규정해달라는 요구로 해석된다.

피해자 A씨는 “사실의 인정과 멀어지도록 만든 피해호소인 명칭과 사건 왜곡, 당헌 개정, 2차 가해를 묵인한 상황들”을 차례로 언급하면서 “처음부터 모든 게 잘못된 일이다. 모든 일이 상식과 정의에 부합하지 않는다”고 민주당의 행태를 강하게 비판했다.


박 전 시장을 두둔하는 여권 지지층의 발언도 지적했다. A씨는 “극단적인 선택으로 인해 가해자와 피해자의 자리가 바뀌었고, 고인을 추모하는 거대한 움직임 속에서 사회에 저란 인간 설 자리 없다고 느껴졌다”며 “그 속에서 피해 사실을 왜곡하는 2차 가해로부터 쉽게 벗어날 수 없었다.

분명한 사실은 이 사건의 피해자는 시작부터 끝까지 저라는 사실”이라고 강조했다. 이어 “저라는 존재와 피해 사실 인정하지 않고, 전임시장을 박수치는 사람들의 행동에 무력감을 느꼈다”며 “정쟁의 도구로 이해하며 사건 의미 퇴색하는 발언에도 상처를 받았다”고 덧붙였다.

피해자 A씨는 진정성 있는 사과의 조건으로 ‘민주당 차원의 징계’ ‘피해호소인 발언 당사자들의 직접적인 해명’ ‘남인순 의원의 의원직 사퇴’ ‘박영선 서울시장 후보의 따끔한 질책’ 등을 거론했다.

하지만 A씨가 요구한 조건들을 민주당이 수용하기는 현실적으로 쉽지 않아 보인다. 허영 민주당 중앙선대위 대변인은 기자회견 직후 국민일보와의 통화에서 “아직 내용을 보지는 못했지만 당 입장을 낼 계획은 없다”고 말했다.

피해자 A씨가 징계를 요구한 남인순, 고민정, 진선미 의원 등은 이미 박영선 후보 캠프에서 선대위원장과 대변인 등 요직을 맡고 있는 상황이다. A씨는 특히 남 의원에 대해 “지난 1월에도 남 의원 사퇴를 요구했다. 그분으로 인한 저의 상처와 사회적 손실은 회복하기 불가능한 지경이다. 그분께서는 반드시 정치적 책임을 지셔야 한다고 생각한다”고 강조했다.

김판 기자 pan@kmib.co.kr

박원순 피해자, 심경 밝힌다…선거 코앞 정치권 ‘긴장’
박원순 피해자 “그분 위력, 여전히 강해…괴롭다”
박원순 피해자 “민주당 사과 전 사실인정 했어야”[일문일답]
박원순 피해자 기자회견에 與 “잘 모른다” 회피
박원순 피해자 눈물에…오세훈 “시장되면 복귀 돕겠다”
박원순 성추행 피해자 “비난 멈춰달라… 남인순 사퇴해야”

GoodNews paper Ϻ(www.kmib.co.kr), , , AIн ̿
Ŭ! ̳?
Ϻ IJ о
õ
Ϻ Ź