박진영 더불어민주당 상근부대변인이 야당인 국민의힘 후보들이 발표한 공약을 ‘생지랄 공약’이라고 표현해 논란을 빚고 있다. 박 부대변인은 이미 막말로 여러차례 구설에 오른 바 있어 민주당 차원의 조치가 필요하다는 지적이 나온다.
박 부대변인은 18일 SNS를 통해 나경원 오세훈 국민의힘 서울시장 예비후보의 공약을 거론하며 “1년짜리 시장을 뽑는데 생XX 공약을 다 내놓고 있다”고 말했다. 그는 “중장기 계획도 좋지만 1년 동안 무엇이 가능한지도 따져보라”고 비판했다.
앞서 나 예비후보는 ‘누구든 도보 10분 내 지하철 탑승’, 오 예비후보는 ‘2032년 올림픽 유치’ 공약을 발표했다. 박 부대변인은 “수십 년이 걸리고 조 단위 돈이 투입되는 멀고도 거창한 일을 꿈꾸지 말고 고(故) 박원순 전 시장이 추진하다 만 일을 마무리하는 것이 좋다”고 지적했다. 현재 박 부대변인은 해당 SNS 글을 삭제했다.
다만 박 부대변인은 본인의 막말을 언론과 여론 탓으로 모는 듯한 발언을 해 더 큰 논란을 낳았다. 그는 해당 게시물에 대해 “과한 표현은 사과드린다”면서도 “바로 인지하고 삭제했는데 (논란이) 참 빠르다”고 덧붙였다.
야권은 일제히 반발하고 나섰다. 나경원 예비후보는 박 부대변인의 ‘생XX 공약’ 비판에 대해 “민주당 지도부가 사과해야 할 문제 아닌가 생각한다”고 전했다.
나 예비후보는 SNS에 글을 올리고 “저는 이것이 부대변인의 개인 판단이 아니라고 생각한다. 민주당 지도부에서 적절한 조치를 해야 한다”며 “지금 선거가 얼마나 상식적이지 않은 방향으로 이어지고 있는가 하는 의구심을 떨쳐내기 어려운 이야기”라고 말했다.
앞서 박 부대변인은 지난해 10월 발표한 논평에서 진중권 전 동양대 교수를 독설로 죽임을 당한 인물인 삼국지의 ‘예형’에 빚대 논란을 일으켰다. 이에 대해 진 전 교수는 “진중권이 죽여버리고 싶을 정도로 밉다는 얘기인지, 앞으로도 계속 그러면 아예 목줄을 끊어놓겠다는 협박의 중의적 표현인지”라고 반응했다.
박 부대변인은 “자신의 막말은 SNS라서 괜찮고 정치권의 비판은 안 된다는 거냐”면서 “공당은 예형 따위를 협박할 만큼 한가하지 않다. 자기 수준을 모르는 과대망상 마시길”이라고 설전을 벌였다.
박세환 기자 foryou@kmib.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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