장혜영 정의당 의원이 성추행 피해 사실을 공개한 이후 첫 언론 인터뷰에 응했다. 장 의원은 가해자인 김종철 전 정의당 대표를 형사 고소하지 않은 데 대해 “가해자가 법적 책임을 지는 게 맞는다는 의견이 있다는 걸 알고 공감하지만, 일상을 회복하는 길에 있어 여러 고통을 겪고 싶지 않다”고 말했다.
장 의원은 30일 KBS 뉴스9에 출연했다. 그는 김 전 대표를 고소하지 않은 것을 두고 여러 목소리가 나오는 데 대해 “일상 회복하는 길에 있어 저에게 가져다줄 여러 가지 고통들, 쏟아질 2차 가해와 여러 가지 관심, 또 지난한 재판 과정에서 겪어야 할 고통을 겪고 싶지 않다”고 했다.
그러면서 가해자를 고소하지 않은 이유로 “형사 고소는 성범죄에 있어 피해자의 권리 회복을 위해 필요한 명확한 하나의 수단이다. 그런데도 고소가 아닌 당을 통한 ‘공동체적’ 해결 방식을 선택했다”며 “스스로 회복에 필요하다고 생각하지 않았고 정의당에 대한 신뢰가 있기 때문”이라고 했다.
그러면서 “당이 책임감 있게 응답해줬고, 가해자는 성추행 사실을 인정하고 사과했고, 당은 엄중하고 가장 큰 조치인 제명 결정을 내렸다”며 공동체적 해결 방식에 신뢰를 보였다.
그는 ‘오늘 방송 출연은 일상 회복의 선언인가’라는 질문에 “일종의 그런 선언으로 봐도 좋다”면서 “많은 분이 저에 대한 걱정, 응원, 그리고 위로를 많이 보내주셨다. 감사하다는 말씀 드리고 싶기도 했다”고 답했다.
그는 성추행 사실을 공개하기로 마음먹은 이유에 대해 “공개적이지 않은 방식으로 해결할 방법이 없다고 판단했다”고 했다.
이어 “가해자의 지위는 공당의 대표이고, 성추행 문제 해결에 있어서 비공개는 아무리 고민해봐도 상상할 수 없는 것이었다”면서 “(내가) 피해자이자 대한민국 국회의원이라는 점, 피해자인 나를 숨기면서 의원으로서 소명을 지키는 길이 잘 보이지 않았다”고 설명했다.
장 의원은 “많이 알려진 사건일수록 어떻게 예방할 것인가를 논의하는 데 초점이 맞춰지기보다는 ‘무슨 일이 있었나’ ‘인정할 만한 피해자 모습인가’에 더 많은 관심을 갖는다”고 지적했다.
그러면서 “저는 가해자들이 어디서 실패하는가에 주목해야 한다는 말씀을 드리고 싶다”며 “피해자는 피해자다운 모습이 정해져 있고, 가해자는 또 어떤 사람들만 가해를 저지르지 어떤 사람들은 절대 그럴 사람이 아니라고 하는데, 그것은 성폭력에 대해 갖고 있는 하나의 편견”이라고 강조했다.
심희정 기자 simcity@kmib.co.kr
GoodNews paper ⓒ 국민일보(www.kmib.co.kr), 무단전재, 수집, 재배포 및 AI학습 이용 금지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