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진욱 고위공직자범죄수사처(공수처) 초대 처장 후보자는 19일 검찰을 겨냥해 “국민들의 불신이 더 심화됐다”고 평가했다.
김 후보자는 이날 국회 인사청문회에서 더불어민주당 소병철 의원이 ‘기존 수사기관을 극복할 선도적 역할이 무엇이냐’고 묻자 “공수처는 과거 수사 관행에서 탈피하는 새로운 수사 모델을 만들라고 국민께서 명령한 것”이라며 이같이 말했다.
김 후보자는 “1991~1992년 사법연수원에 다니면서 부장판사, 부장검사에게 진로 지도를 받을 때 고민했던 것 중 하나가 그 기관의 위상과 국민의 신뢰 여부였다”며 “당시 검찰이 국민들에게 받았던 불신, 그 이후 30년이 지났는데 그것이 해소되고 좋아졌다기보다는 오히려 더 심화됐다”고 분석했다.
김 후보자는 “표적 수사, 별건 수사, 먼지떨이 수사 이런 것은 결국 수사를 위한 수사, 목적을 정해놓고 하는 수사이기 때문에 무리하게 수사를 하는 관행이 생긴 것”이라고 덧붙였다.
그러면서 “실체적 진실 발견과 동시에 헌법이 명령하고 있는 기본권 보호에도 소홀하지 않는, 두 가지가 조화를 이루는 수사가 선진 수사이자 우리가 지향해야 할 수사”라고 말했다.
한편 김 후보자는 정치적 중립성과 독립성을 철저히 지키고 고위 공직자 비리를 성역 없이 수사하겠다는 포부도 밝혔다.
김 후보자는 이날 모두발언을 통해 “고위 공직자 부패 척결과 권력기관 개혁에 대한 국민들의 열망을 잘 알기에 참으로 무거운 책임감을 느낀다”며 이같이 말했다.
그는 “공수처는 건국 이래 지난 수십 년간 검찰이 수사권과 기소권을 독점해온 체제를 허물고 형사사법 시스템 전환을 가져오는 헌정사적 사건”이라며 “공수처가 국민의 신뢰를 받는 선진 수사 기구로 자리매김할 수 있도록 정치적 중립성과 독립성을 철저히 지키고 고위 공직자 비리를 성역 없이 수사하겠다”고 강조했다.
김 후보자는 기존 검찰 수사 관행과의 차별성을 염두에 둔 듯 “헌법상 적법절차 원칙에 따른 인권친화적인 수사체계를 확립하고, 수사권·기소권 운용의 모범이 되는 제도를 마련하며 다른 기관과도 협력하겠다”고 밝혔다.
공수처의 인적 구성에 대해서는 “다양성이 존중되고 자유롭게 소통하는 수평적 조직문화를 만들겠다”며 “공정하고 투명한 채용 절차를 마련해 다양한 경력과 배경을 가진 유능한 인재들을 선발하겠다”고 했다.
김 후보자는 아울러 “초대 공수처장으로 일할 수 있는 기회가 주어진다면 비록 예상하지 못한 어려움이나 시행착오도 있겠지만 가보지 않은 길에 도전하는 마음으로 국민의 눈높이에서 국민과 함께 이 길을 걸어가겠다”고 다짐했다.
박세환 기자 foryou@kmib.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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