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제가 가장 힘든 건 화장실 등 자리를 비울 때 휴식으로 전환하고 움직이라는 지시입니다. 잠시 화장실 가는 게 점심시간 같은 휴게시간인가요?”(콜센터 상담사 A씨)
콜센터 상담사 절반 이상이 코로나19 사태 이전보다 업무 강도가 높아진 가운데, 화장실도 마음대로 가지 못하는 등 노동 환경이 더 열악해진 것으로 조사됐다.
시민단체 ‘직장갑질 119’는 사무금융노조 우분투 비정규센터와 함께 지난해 12월 콜센터 상담사 303명을 설문 조사한 결과 이같이 나타났다고 11일 전했다. 조사는 직장갑질 119의 직종별 모임인 ‘콜센터119’ 참여자 중심으로 이뤄졌다.
조사 결과 노동시간 변화를 묻는 문항에서 1년 전과 비교해 업무 강도가 높아졌다는 응답이 58.4%에 달하는 것으로 나타났다. 직장갑질119는 “코로나19 비대면으로 인해 콜센터 상담이 많아졌지만, 상담사를 충원하지 않아 노동강도가 대폭 높아진 것”이라고 설명했다.
업무 환경은 더 나빠졌다. 상담사들의 절반 이상(52.5%)은 상담 중 이석(자리 옮기기) 금지 명령을 받고 있었고, 점심시간이나 화장실 사용을 제한받았다는 응답도 각각 37.6%, 32.7%로 집계됐다.
휴가 사용도 자유롭지 못했다. 어려움 없이 휴가를 쓰고 있다는 응답은 14.5%로 10명 중 1명 수준에 그친 것으로 나타났다. 상담사 44.9%는 ‘관리자가 휴가사용을 통제해서’ 휴가를 내기 어렵다고 답했다.
콜센터 집단감염 사례 등이 발생했던 것과 관련, 코로나19 방역에 있어 근무 환경이 불안하다는 호소도 많았다. 응답자 절반 이상(54.5%)은 직장이 코로나19 감염에서 안전하지 않다고 여겼고, 34.0%는 직장이 방역 조치를 잘 지키고 있지 않다고 답했다.
회사에서 마스크를 한 번도 받지 않았다는 응답은 33.0%(100명)에 달했다. 한 상담사는 “보여주기식으로 몇몇 좌석은 띄우는 듯하다가 다시 다닥다닥 배치했다”고 답했고, 또 다른 상담사는 “칸막이 높이만 조절했다”고 말했다.
김한울 직장갑질119 노무사는 “고용노동부가 콜센터 사업장을 대상으로 근로기준법과 코로나19 예방지침 등이 어느 정도로 준수되고 있는지에 대해 전면적인 근로감독을 시행해야 한다”고 전했다.
신소영 인턴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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