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한항공이 임시 주주총회에서 유상증자를 위한 정관 변경안을 통과시키면서 ‘초대형 항공사’를 향한 8부 능선을 넘었다.
대한항공은 6일 서울 강서구 본사에서 임시 주총을 열고 아시아나항공 인수 자금을 마련하기 위한 정관 일부개정 안건을 상정한 결과 찬성률 69.98%로 가결됐다고 밝혔다. 이번 안건은 발행주식 총수를 기존 2억5000만주에서 7억주로 늘리는 내용으로 의결권 있는 주식 총수(1억7532만466주) 중 55.73%가 출석했다.
개정안이 무사히 통과되면서 대한항공은 계획대로 오는 3월 2조5000억원 규모의 주주배정 유상증자를 실시할 수 있게 됐다. 전날 2대 주주인 국민연금(지분율 8.11%)이 정관 변경을 반대하면서 일각에선 소액주주들이 부정적인 영향을 받을 수 있다는 우려가 나왔다. 그러나 소액주주 다수가 ‘아시아나항공 인수는 향후 대한항공 성장 및 업계 재편에 필수적’이라는 대한항공 측 설명에 동의한 것으로 보인다.
국내외 기업결합 심사, 노동조합 반대 등은 남은 과제다. 대한항공은 이달 중순 국내외 경쟁 당국에 기업결합 심사를 신청할 예정이다. 앞서 대한항공은 “각국의 항공업이 대부분 단일 항공사 체제라는 점, 양사를 통합해도 인천국제공항 슬롯의 40% 수준에 그친다는 점을 고려하면 무난히 승인받을 수 있다”고 했지만 변수 발생 가능성은 여전하다. 대한항공은 “3월 중순까지 인수·합병의 시너지 효과를 극대화할 수 있는 통합계획서(PMI)를 차질없이 마련하기 위해 기획·재무·여객·화물 등 분야의 인수위원회를 구성해 운영 중”이라고 설명했다.
대한항공은 이날 코로나19 장기화를 고려해 개편된 마일리지 제도 시행을 기존 2021년 4월에서 2023년 4월로 늦춘다고 밝혔다. 대한항공은 2019년 말 마일리지 프로그램 ‘스카이패스’의 마일리지 적립률 및 공제 기준을 대폭 조정하겠다고 한 바 있다. 또 올해 만료되는 마일리지의 사용 기한을 1년 연장해 2022년 말까지 사용할 수 있도록 한다. 항공권 가격의 최대 20%를 현금 대신 마일리지로 결제할 수 있는 ‘마일리지 복합결제’도 7일부터 내년 말까지 시범 운영한다고 덧붙였다.
안규영 기자 kyu@kmib.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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