검찰이 동거남의 아들을 여행용 가방에 7시간 동안 가둬 숨지게 한 40대 여성에 대해 항소심에서 원심과 같은 무기징역을 구형했다.
대전지검은 16일 오후 대전고법 형사1부(이준명 부장판사) 심리로 열린 살인·아동복지법상 상습 아동학대·특수상해죄 피고인 성모(41)씨의 항소심 결심 공판에서 “살인의 미필적 고의가 인정된다”며 피고인을 사회와 영원히 격리해 달라고 재판부에 요구했다.
검찰은 성씨가 협소한 여행용 가방에 7시간이 넘는 시간 동안 피해자를 가둔 것도 모자라 최대 160㎏의 무게로 가방 위에서 압박한 점을 봤을 때 살인 의도가 있었다고 주장했다. 가방을 테이프로 감아 밀봉하거나 이상 징후를 보이는 피해자를 보고도 곧바로 119에 신고하지 않은 점 또한 범행 의도를 뒷받침하는 주요 정황으로 제시했다.
검찰 관계자는 “피고인은 가방 위에서 밟고 뛰는 과정에서 술을 마시기도 했다”며 “피해 아동은 피고인의 말 한마디에 자신을 죽음으로 몰고 간 작디작은 가방에 들어간 채 살려달라는 얘기조차 못 했다”고 말했다.
성씨는 지난 6월 1일 정오쯤 충남 천안시 자택에서 동거남의 아들 B군을 가로 50㎝·세로 71.5㎝·폭 29㎝ 크기의 여행용 가방에 3시간가량 감금했다가, 다시 4시간 가까이 더 작은 가방(가로 44㎝·세로 60㎝·폭 24㎝)에 가둬 결국 숨지게 한 혐의로 기소됐다.
검찰은 성씨가 가방 위에 올라가 짓누르거나 안으로 뜨거운 헤어드라이어 바람을 불어 넣고, 가방 속에서 움직임이 잦아든 피해자에 대해 적극적인 구호 조치를 하지 않았다고 밝혔다.
성씨는 최후 변론에서 “주시는 벌을 달게 받겠다. 평생 속죄하며 살겠다”며 떨리는 목소리로 말했다.
앞서 1심 재판부는 “아이에 대한 동정심조차 찾아볼 수 없고 그저 분노만 느껴진다”며 성씨에 대해 징역 22년을 선고한 바 있다. 항소심 선고 공판은 다음 달 29일 오전 10시에 열린다.
박은주 기자 wn1247@kmib.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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