광주광역시의 한 동물병원 의료진이 수술을 막 마친 강아지에게 화장실용 탈취제를 분사하며 학대했다는 제보가 올라와 논란이 일고 있다.
A씨는 최근 광주광역시에 있는 A동물병원에서 자신의 반려견이 의료진에게 온갖 수모를 당하고 죽었다며 자신의 인스타그램에 사건 당일 찍힌 CCTV 영상을 공개했다.
공개된 영상에는 의료진이 마취가 덜 깬 강아지 얼굴에 탈취제를 분사하는 모습이 고스란히 담겼다. 방향제를 솜에 묻혀 강아지 몸 곳곳을 닦기도 했다.
A씨는 “키우던 강아지가 유치 발치 수술을 받은 후 죽었다. 그날 밤 아이를 데려와서 작별 인사를 하려고 보니 머리가 아플 정도로 이상한 향기와 냄새가 났다”며 “워낙 유명한 병원인데다 평소 믿음이 컸던 곳이라 CCTV를 보지 않으려 했다”고 당시 상황을 전했다.
A씨는 수술실 영상을 보고 충격을 받았다. 그는 “수술 후 체온을 올려줘야 할 아이에게, 더군다나 입안에 호스를 끼고 있는 아이에게 얼굴이며 온몸에 워터리스 샴푸로 목욕시켜주는 선생님, 화장실용 탈취제를 아이 얼굴에 분사하고 그 외 디퓨저와 향수를 뿌려대는 수의테크니션분들, 어떻게 저런 행동을 할 수 있느냐”고 분노했다. 이어 “그들은 (강아지의) 온몸에 탈취제를 분사하면서 좋다고 깔깔깔…”이라며 말을 잇지 못했다.
논란이 커지자 동물병원 측은 댓글을 통해 “단순한 유치 발치가 아니며 송곳니 뒤로 전 발치가 필요한 상황이었고 빈혈에다 목에 삼출물이 넘어가는 상황이었다”며 “마취에서 회복했으나 1시간 반 후에 의식이 다소 저하돼 응급약(승압제)이 들어가게 되었다”고 해명했다.
이어 “마취가 회복되는 과정 중에 선생님께서 아이를 좀 더 신경써주기 위해 빗질을 했으며 학대 의도는 없었다”고 말했다. 그러면서 “다만 아이의 염증 냄새를 제거하기 위해 부적절한 제품을 사용했다는 것은 너무 죄송하고 진심으로 반성하고 있다”고 사과했다.
하지만 해명에도 비난은 계속됐고, 병원 측은 5일 자필 사과문을 다시 올렸다.
병원 측은 “강아지 보호자님과 저희 병원을 믿고 찾아주셨던 보호자님, 반려동물을 키우고 계신 보호자님들께 고개 숙여 진심으로 사죄 말씀 드린다”며 “수술 후 당연히 아이 상태를 체크해야 되는 점과 저의 기본적인 직업의식에 맞지 않는 행동을 한 점, 아이 상태만 가볍게 체크한 후 옆에서 지켜만 본 점, 다시 한번 고개 숙여 사죄드린다”고 했다.
반려견을 잃은 A씨는 조만간 해당 병원을 동물 학대 혐의로 고소할 예정이다.
최민우 기자 cmwoo11@kmib.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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