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성년자 성 착취물 1300건을 제작해 음란사이트에 연재한 배준환(37·경남·유통업)에게 검찰이 무기징역을 구형했다.
제주지법 형사2부(재판장 장찬수 부장판사)는 아동·청소년의 성보호에 관한 법률 위반 혐의로 재판에 넘겨진 배준환의 결심공판을 3일 오후 진행했다. 검찰은 이날 배준환의 범행으로 나이 어린 피해자들이 오랜 기간 피해에 시달렸다며 재판부에 무기징역을 선고해 달라고 요청했다.
배준환의 변호인은 “이 사건 범행 과정에서 강요나 물리적 협박이 없었고 영상 유포로 인한 피해도 극히 제한적”이라며 재판부에 선처를 호소했다.
배준환은 이날 진술에서 “어리석은 행동으로 피해자들의 고통을 생각하지 못하고 저지른 행동을 후회한다”며 “피해자와 그 가족들에게도 죄송하다”고 말했다.
배준환은 지난해 7월부터 지난 6월까지 카카오톡 오픈채팅방을 통해 알게 된 불특정 다수의 청소년에게 접근한 뒤 44명을 상대로 성 착취물 1293개를 제작하고, 이 중 88개를 음란사이트에 유포한 혐의를 받는다. 그가 가지고 있던 성 착취물은 용량만 66.5GB에 달했다.
배준환은 ‘미션 성공하고 깊콘(기프티콘)·깊카(기프트카드)·문상(문화상품권) 받아 가’라는 이름의 오픈채팅방을 1000번 이상 개설하면서 피해자를 유인했다. 범행 대상은 초등학교 5학년부터 고등학교 2학년까지 다양했다. 그는 행위의 수준별로 보상을 달리하는 ‘수위 미션’으로 사진과 영상 속 피해자 행위에 따라 1000원부터 2만원 상당의 기프티콘 등을 제공했다.
특히 성 착취물에 자신의 닉네임인 ‘영강’(영어 강사의 줄임말)이 적힌 종이가 노출되도록 한 뒤, 피해자별 또는 날자별로 정리한 성 착취물을 음란사이트에 연재했다.
배준환은 청소년 피해자 중 2명에 대해 성 매수를 하거나 성매매를 알선하기도 했다. 또, 성인 여성 8명과 성관계를 하면서 촬영한 동영상 907개를 음란사이트를 유포했다.
제주지방경찰청은 지난 7월 14일 신상공개심의위원회를 열고 만장일치로 배준환의 신상 정보 공개를 결정했다. 텔레그램 내 성 착취 사건인 ‘n번방’ ‘박사방’ 사건을 제외하고 ‘성폭력범죄의 처벌 등에 관한 특례법’에 따라 피의자의 신상 정보가 공개된 첫 사례다.
배준환에 대한 선고 공판은 이달 24일 오전 10시 제주지법에서 열린다.
박은주 기자 wn1247@kmib.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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