최재성 청와대 정무수석이 지난 29일 코로나19 재확산에 따른 방역수칙 강화 조치에도 조기축구 행사에 참석한 영상이 방송을 통해 공개됐다. 공개된 영상을 본 많은 네티즌은 비난을 쏟아냈다. 청와대 앞에서 1인 시위를 이어온 국민의힘 초선 의원들은 “야당 의원들이 조기축구회 회원보다 못하냐”며 항의했다.
MBC와 SBS 등은 최 수석이 29일 오전 서울 송파구 삼전동의 한 학교에서 열린 조기축구회에 참석한 장면이 담긴 주민 제보 영상을 공개했다. 공개된 영상 속 최 수석은 파란색 마스크를 착용했다. 지역주민이 “정무수석 여기 축구하러 왔다. 코로나19 중에 정무수석이 축구를 하고 있다”고 지적하자 최 수석은 민망한 듯 자리를 피했다. 이날 경기는 전반 20분, 후반 20분 등 총 40분가량 진행됐고 최 수석도 직접 뛴 것으로 알려졌다.
최 수석은 지난 20대 국회에서 서울 송파을을 지역구로 뒀고 지난 4월 21대 총선에선 이곳에 출마했다가 낙선했다. 논란이 일자 해당 축구회가 먼저 해명을 내놨다. 축구회는 “방역수칙을 지키며 축구를 하고 있다는 걸 알리기 위해 명예회원인 최 수석을 초청했다”며 “좋은 의도였지만 결과적으로 오해를 일으켜 죄송한 마음”이라고 했다.
청와대도 비슷한 해명을 내놨다. “마스크를 착용한 채 뛰었고 앉아 있을 때도 거리두기를 하는 등 방역수칙을 지켰다”고 한 청와대 측은 “경기가 끝난 뒤 식사도 하지 않았다”고 해명했다. 그러나 지난 23일 소모임이나 행사, 회식 등이 최근 코로나19 확진자 증가의 뿌리로 떠올라 전 직원을 대상으로 모임과 행사를 취소하게 했다는 점에서 논란은 계속됐다.
최 수석도 같은 날 기자들에게 보낸 입장문을 통해 사죄의 뜻을 전했다. “죄송하다”고 한 최 수석은 “정부 기준보다 더 강력한 방역수칙을 자체적으로 만들고 준수하는 분들을 격려하는 자리였지만 더 신중했어야 했다”고 해명했다. “소홀함이 있었다”고 한 최 수석은 “앞으로 공직자로서 더 신중하게 판단하고 처신하겠다”고 덧붙였다.
야당의 비판도 거세다. 지난 27일부터 청와대 앞에서 1인 시위를 이어온 국민의힘 초선 의원들은 30일 청와대를 찾아 항의했다. 강민국 전주혜 정의용 황보승희 의원은 이날 청와대 연풍문을 찾았다. 그러나 사전에 약속돼 있지 않다는 이유로 경찰이 입구를 통제했다.
이 과정에서 몸싸움이 벌어지기도 했지만 경찰들이 입구를 비켜줘 초선 의원들은 연풍문 앞으로 갈 수 있었던 것으로 전해졌다. 이날 문재인 대통령과의 면담 요구뿐 아니라 최재성 수석과의 면담도 불발되자 의원들은 맹비난을 퍼부었다.
전주혜 의원은 “최재성 수석에게 묻는다. 야당 의원들이 조기축구회 회원보다 못한가”라며 “지난 금요일 최 수석은 방역수칙 운운하면서 국민의힘 의원들을 만나주지 않았다. 다시 한번 면담을 요청한다”고 했다.
황보승희 의원은 “오늘 50여명의 경찰이 거의 4중, 5중으로 우리를 막아섰다”면서 “저희가 집회를 하는 것도 아니고 최 수석 면담을 요청하고 왔는데 경찰 권력을 동원해 겁박하는 것을 보면 국민들을 대하는 태도를 알겠다”고 했다.
한편 청와대 앞에서 1인 시위를 이어온 국민의힘 초선 의원들은 문 대통령이 ▲추미애 법무부 장관의 윤석열 총장에 대한 직무배제 및 징계청구 ▲월성원전 1호기 경제성 조작 ▲울산시장 선거개입 의혹 등과 관련해 직접 입장을 밝힐 때까지 시위를 이어간다는 방침이다.
천금주 기자 juju79@kmib.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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