조국 전 법무부 장관이 “한국 검찰과 언론을 ‘정의의 사도’로 믿으며 그들의 행태를 ‘정부 감시’라고 마냥 옹호하는 건 어리석고 위험하다”고 주장했다. 그러면서 고위공직자비리수사처(공수처) 설치와 언론에 대한 징벌적 손해배상제 도입의 필요성을 강조했다.
조 전 장관은 5일 페이스북에 올린 글에서 “오래전부터 검찰개혁과 언론개혁의 문제는 정치적 민주화의 제도적 마무리라고 주장해왔다”면서 ‘정치적 민주주의의 요체’가 (1)주권자가 정치 권력을 선택하고 통제할 수 있고 (2)선출되지 않은 권력의 정파적 발호를 억지하는 데 있다고 설명했다.
이어 “‘1987년 헌법 체제’ 수립 이후 (1)의 경우 한국의 주권자는 아무 두려움 없이 자기가 원하는 대표자를 뽑고 있다. 하지만 (2)에 대해서는 철저한 제도적 준비를 하지 못했다”고 지적했다.
조 전 장관이 (2)에서 ‘정파적 발호’를 억지해야 한다고 본 ‘선출되지 않은 권력’은 다름 아닌 검찰과 언론이다. 그는 “검찰과 언론은 권위주의 체제를 수호하는 첨병이었다”며 “과거 수많은 공안 사건에서 검찰의 수사와 기소, 그리고 독재자를 찬양하던 언론 사설을 떠올려 보라. 이랬던 검찰과 언론이 정치적 민주화 이후에는 달라졌을까”라고 적었다.
그러면서 검찰과 언론의 권력 남용 행태를 지적했다. 검찰의 경우 “경제협력개발기구(OECD) 최강의 권한을 가진 검찰은 법무부 장관의 인사권과 감찰권 외에는 아무 통제를 받지 않는다. 그렇기에 ‘선택적 수사’와 ‘선택적 기소’를 일삼고 있다”고 비판했다.
조 전 장관은 “심지어 인사권도 검찰총장에게 달라는 턱도 없는 주장을 하고 있다. 검사 비리에 대한 솜방망이 감찰과 수사 사례는 이미 여럿 보도됐다”고 덧붙였다.
언론에 대해서는 “OECD 최고 수준의 자유를 누리면서도 사실 확인 의무를 방기하고 자신들이 반대하는 정치 권력에 대한 저주와 매도에 몰입했다. ‘사실상의 정치 활동’을 매일 벌이고 있다”고 주장했다. “자사 사주 비리에 대한 취재와 보도를 하였다고 들어본 적이 없다”고도 했다.
조 전 장관은 이어 “이상을 망각하고 한국 검찰과 언론을 ‘정의의 사도’ 또는 ‘진실의 추구자’라고 믿으면서 그들의 행태를 ‘정부 감시’라며 마냥 옹호하는 건 어리석고 위험하다”고 적었다.
조 전 장관은 대안으로 공수처 설치와 징벌적 손해배상제 도입을 촉구했다. 그는 “한국 검찰과 언론은 ‘감시자’를 자처한다. 하지만 로마시인 유베날리스의 말을 빌리면 ‘그 감시자는 누가 감시할 것인가’”라며 “시민과 법원이 역할을 맡을 수 있지만 부족하다”고 적었다.
그러면서 “공수처와 징벌적 손해배상제가 필요한 이유가 여기에 있다”며 “두 제도가 도입돼야 ‘감시자에 대한 감시’는 첫발을 내디딜 수 있다. 이 과제가 민생과 방역이라는 다른 사활적 과제와 병행되어 완수되어야 함을 물론이다”라며 글을 맺었다.
박준규 객원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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