코로나19 사태 속 공사 직원들의 기강해이를 보여주는 내부감사 결과가 나왔다. 근무 중 음란사이트를 접속하는가 하면 재택근무를 신청했음에도 출·퇴근 시스템 접속 기록 자체가 없는 경우도 있었다. 체력단련실을 그대로 운영하거나 직원 발열 점검을 제대로 하지 않아 지적을 받기도 했다.
국회 국토교통위원회 소속 이종배 국민의힘 의원은 국토교통부 산하 기관들의 내부감사 결과보고서를 분석한 결과 코로나19 기간 중 공사 직원들의 업무 태만이 심각한 것으로 나타났다고 5일 밝혔다.
국토부 산하의 한 공사에서 근무하는 A씨는 최근 근무시간에 업무용 컴퓨터로 접속 차단을 우회해 비인가 음란 사이트에 수차례 접속하다 감사에 적발됐다. 공사 감사실은 음란사이트에 계속 접속한 행위가 단순 실수가 아니라며 품위 유지 의무를 어겼다고 판단, 2개월 감봉 징계 처분을 내렸다.
국토부 산하 다른 기관에선 재택근무 신청자임에도 근무시간 내 출퇴근 접속기록이 아예 없거나 근무 시간을 지키지 않은 기록이 다수 발견됐다. 감사 결과 1~3월 1003건 근태 이상이 발생해 직원의 출퇴근 관리에 부실이 드러나 자체 시스템 개선에 나섰다.
‘국민의 발’이 되는 철도 관련 공기업에서도 코로나19 감염확산 방지 내부 지침을 어긴 사례가 다수 발견됐다. 이 공기업은 분산근무지 근태·안전 관리를 위해 관리기록부를 작성토록 하고 있으나 서명 등이 누락된 사례 13건을 발견해 시정 조치토록 했다. 출장 기록을 남기지 않은 이가 6명이었고 출장을 최대한 자제토록 권고했으나 본사로 출장을 간 이도 20명 있었다. 또 비상대응매뉴얼 내 비상연락망에 전입한 직원을 빠뜨리거나 돌봄 휴가 사용에 따른 증빙자료를 제출하지 않은 사례도 있었다.
다른 기관에선 코로나19 확산이 본격화된 지난 2월 24일 이후 내부 관리지침에 따라 1일 3회 직원 발열 점검을 진행토록 했다. 하지만 사무실에 비접촉 온도계를 비치하지 않거나 하역작업장 내 발열 체크 점검표 작성이 이뤄지지 못한 경우도 있었다. 또 사옥 내 체력단련실을 폐쇄하지 않고 운영해 자체 감사에서 지적을 받았다.
이 의원은 “코로나19라는 국가적 비상재난 상황 속에 모범을 보여야 할 공공기관 직원들의 기강해이가 만연한 것으로 밝혀졌다”며 “이런 일이 재발하지 않도록 불시 감찰, 직원 교육 등 기강 확립을 위한 특단의 조치가 필요하다”고 말했다.
김동우 기자 love@kmib.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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