추미애 법무부 장관이 ‘보좌관의 군 부대 전화 여부’에 대해 미묘하게 답변을 피해갔다. 검찰 조사 결과 보좌관이 군 부대 관계자에게 전화한 사실이 일부 드러났는데, 추 장관은 ‘보좌관이 전화했는지 여부는 모른다’는 입장을 고수했다. 추 장관과 아들 서씨 측은 보좌관이 전화 건 사실 자체를 부정하지는 않지만 ‘추 장관 모르게 벌어진 일’이라는 입장인 것으로 보인다.
추 장관은 14일 국회 대정부질문에 출석해 관련 의혹에 답했다. 박형수 국민의힘 의원이 ‘보좌관이 부대에 전화한 사실이 없냐’고 묻자 “제가 보좌관에게 전화를 걸라고 시킨 사실이 없다고 명확히 다시 말씀드린다”고 답했다. 이에 박 의원이 “보좌관이 부대에 전화한 사실이 있냐는 것”이라고 되묻자 추 장관은 “그건 제가 알지 못합니다”라고 말했다. 보좌관이 전화를 걸었다는 사실 자체에 대해서는 대답을 피해간 것이다.
박 의원이 “이 문제로 온 나라가 난리다. (보좌관이 전화를 했는지) 확인해 본 적이 없냐”고 묻자 추 장관은 “그것을 확인하고 싶지가 않다”고 답했다.
‘보좌관이 전화를 했느냐’를 두고 공방은 계속 되지만 추 장관은 모호한 답변만 반복했다. ‘보좌관이 전화를 했느냐’는 질문에 “잘 모르겠다. 일일이 수사하듯이 조사하지 않았다”고 답했고, ‘대정부질문에 오려면 그 정도는 확인했어야 하지 않냐’는 지적에는 “피고발인 입장이어서 일체 물어보지 않는 게 저로서는 할 수 있는 최선이었다”고 답했다.
또 서씨 부모, 측 추 장관 부부가 국방부 민원실에 문의 전화를 넣었다는 국방부 문건에 대해 추 장관은 “졸병 입장에서는 계급 있는 분한테 얘기하기가 어려운 것 같다”며 “아들이 상사에게 국방부 민원이 접수된 내용을 설명하면서 그렇게 말한 것 같다”고 말했다. 그러면서 “국방부 민원실에 전화한 적이 없다”고 강조했다.
관련 의혹을 수사 중인 서울동부지검은 추 장관의 더불어민주당 당대표 시절 보좌관을 지낸 A씨가 2017년 6월 서씨 군부대 관계자와 세 차례 통화한 기록을 확보한 것으로 전해졌다. 앞서 추 자관은 아들 서씨의 휴가 특혜 의혹에 대해 “관여한 바가 없다”고 답한 바 있다.
김판 기자 pan@kmib.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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