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울 성북구 S복지관에서 노인맞춤 돌봄서비스 생활지원사로 일하는 배모씨는 서울시가 어르신의 실시간 안전 확인을 위해 설치한 사물인터넷(IoT) 덕분에 최근 한 어르신의 생명을 구할 수 있었다. 그는 IoT를 모니터링 하던 중 평소 고혈압과 시각장애가 있는 어르신 댁에서 ‘위험’ 메시지가 뜨자 즉시 달려갔다. 어르신은 “나… 여기…”라고 희미하게 대답은 했지만 문을 열 수는 없는 상황이었다. 배씨는 즉시 119에 신고했고 화장실에 쓰러져있던 어르신을 곧바로 병원으로 이송했다. 의사는 조금만 시간이 지체됐더라면 뇌졸중 골든타임을 놓쳤을 것이라고 말했다.
서울시가 이처럼 2018년 8월부터 올해 7월까지 독거어르신 등의 가정에 IoT 기기를 설치해 비대면 돌봄서비스를 제공하는 ‘취약어르신 안전관리 솔루션 사업’으로 총 135건의 위험상황을 감지, 선제적으로 조치했다. 자택에 쓰러져 있는 어르신을 발견한 후 병원에 이송하거나 집 밖에서 배회하는 치매어르신을 찾아 안전하게 모시는 등 생명을 구하거나 더 큰 위기상황을 예방한 것이다. 서비스 이용 어르신 중 고독사는 단 1건도 발생하지 않았다.
서울시는 IoT 센서가 오랜 시간 어르신의 움직임이 없는 걸 감지해 알리고, 생활지원사가 발 빠르게 대응한 덕분이라고 설명했다. 취약어르신 안전관리 솔루션 사업은 건강, 안전, 사회적관계망 등이 취약한 어르신 가구에 IoT 기기를 설치해 일상을 관리하고 위급상황 시 대응하는 서비스다. 노인맞춤돌봄서비스 대상자 중 관계단절, 우울, 고령 등으로 안전확인이 실시간으로 필요한 어르신을 대상으로 한다. 노인맞춤돌봄서비스는 만 65세이상 기초생활수급자, 차상위계층 또는 기초연금수급자 중 돌봄이 필요한 노인을 대상으로 욕구 및 상태에 따라 안전지원, 일상생활지원, 서비스연계 등 맞춤형 돌봄서비스를 제공하는 서비스다.
서울시는 코로나19 장기화로 복지시설이 휴관에 들어가고 대면서비스가 축소되면서 발생하는 취약 어르신의 돌봄 공백을 ‘비대면 돌봄’으로 메워 사각지대를 최소화하고자 올해 안에 ‘취약어르신 안전관리 솔루션 사업’ 대상자를 총 1만 가구로 확대한다고 10일 밝혔다. 당초 계획했던 올해 대상자 7500가구에는 이미 설치를 완료, 서비스를 이용하고 있다. 서울시는 포스트코로나 시대 스마트 복지서비스를 새로운 돌봄 모델로 정착시킨다는 목표를 세웠다.
취약어르신 안전관리 솔루션 사업은 2017년 3월 시범사업을 시작해 2018년 2800가구, 지난해 5000가구로 확대됐다. 올해 7월 말 기준 총 7500가구가 서비스를 이용하고 있다.
어르신 가구에서 감지된 데이터는 각 수행기관 및 광역기관의 상황판과 담당 생활지원사 휴대기기를 이용하여 실시간 모니터링 되며 일정 시간 동안 움직임이 감지되지 않거나 온도·습도·조도 등에 이상이 있을 경우 즉시확인 및 119에 신고하는 등 신속하게 대응한다. 아울러 관계단절 및 자발적 은둔, 우울증 등으로 방문 확인을 꺼리거나 시·청각 장애로 인해 전화 안부확인이 여의치 않은 고위험 어르신도 실시간 움직임 모니터링을 통해 안전여부를 확인할 수 있다. 폭염 시 실내온도가 32도 이상일 경우, 생활지원사가 폭염 시 행동요령 숙지 및 냉방용품을 지원하고 다습한 주거환경 개선 등을 위해 객관적인 데이터를 활용, 지역사회자원을 연계해 주거환경을 개선하기도 한다. 취약어르신 안전관리 솔루션 사업의 자세한 내용은 다산콜센터(02-120), 해당 자치구 어르신복지과 및 동 주민센터에 문의하면 된다.
김선순 서울시 복지정책실장은 “장기화 되고 있는 코로나19 상황에 IoT 기술을 활용한 비대면 돌봄서비스 제공을 통해 취약어르신의 돌봄 사각지대를 최소화하고자 한다”며 “서울시는 포스트코로나 시대에 발맞춰 선제적으로 스마트 복지서비스 돌봄 모델을 정착시키고 장기적으로 축적·향상된 비대면 돌봄 서비스 기술로 스마트 복지 기반을 열어 나가겠다”고 말했다.
김재중 선임기자 jjkim@kmib.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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