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실미도 대첩’ 이창명·이상인, 6년 오해 풀었다

‘실미도 설거지 대첩’의 주인공인 방송인 이상인과 이창명 두 사람이 6년 만에 길었던 오해를 풀고 극적으로 화해해 시청자들의 관심을 끌었다.

2일 밤 방송된 채널A ‘아이콘택트’에서는 6년 전 ‘출발드림팀 시즌 2’에서 설거지를 둘러싼 감정싸움을 벌인 뒤 오랫동안 앙금을 해결하지 못했던 ‘설거지 대첩’의 주인공 이창명과 이상인이 눈맞춤 하는 모습이 담겼다. 이날 특별 MC 전진이 이창명-이상인 눈맞춤의 주선자로 나섰다.

이날 이상인, 이창명 두 사람은 서로가 눈맞춤 상대라는 사실을 모른 채 인터뷰를 진행했다. 이창명은 “(음주운전) 사건이 일어났을 때 방송을 모두 하차했다. 그 일로 시간을 갖게 됐고, 무죄가 나오기까지 꽤나 긴 시간이 걸렸다. 그런 일로 시청자들을 불편하게 해 드려서 죄송스럽다”고 말했다.

이상인은 50대의 나이에도 드림팀 시절 그대로의 젊은 모습으로 눈길을 끌었다. 이상인은 “촬영 중간이나 일상생활 중에도 발차기 연습을 한다”며 “발차기를 할 때마다 스트레스가 풀린다”라고 말했다. 이상인은 최근 결혼해 아이가 있다며 ‘무술보다 육아가 더 어렵다’고 말해 촬영장을 웃음바다로 만들었다.


두 사람은 눈맞춤 방에서 서로를 확인했다. 이창명은 이상인에게 “상인아 너였구나”라고 말했지만 이상인은 한숨을 쉬었다. 이상인은 “제대로 본 지 6년 정도 된 것 같다”고 말했다. 이창명은 “내가 결혼식에 간 건 기억하나”라고 물었다. 이에 이상인은 “그때 정신이 없었다”고 말했다. 두 사람 사이에는 어색한 침묵이 흘렀다.

이상인은 결국 눈맞춤 중지를 요청했다. 이상인은 개인 인터뷰에서 “우리끼리 정리할 게 많은데 일단 중단을 요청했다. 아직 오해가 많은데 더 오해가 생길까 봐 정리가 필요하다”고 말했다. 이창명 역시 “놀랐다. 이상인씨가 나올 줄 몰랐다. 전혀 생각하지 못했다”고 말했다.


이어지는 개인 인터뷰에서 이상인은 2014년 영상을 직접 봤다고 말하며 당시 심정을 얘기했다. 이상인은 “굉장히 놀랐다”며 “그때 제작진에게 안 나가게 해달라고 부탁을 해야 했어야 했나 생각했다”고 말했다. 이상인은 영상에서는 “왜 설거지를 안 하냐고 (이창명이) 물어봤다고 내가 화낸 것처럼 보인다”며 “내가 봐도 다혈질, 단세포인 사람으로 보인다”고 말했다.

이상인은 “형한테 이러는 건 하극상이지 않나. 그래서 굉장히 속도 상하고. 그런데 사실은 실미도 일 때문에 그런 게 아니다. 쌓인 감정이 4~5년은 됐을 거다. 그 설움이 쌓여있다가 실미도 사건이 도화선이 돼 그런 일이 일어난 것뿐”이라고 해명했다.

이창명은 그 당시 굉장히 놀랐다며 “상인이가? 하는 생각이 들었다. 내가 아는 상인이는 이런 친구가 아니었는데 그래서 더 놀랐다”고 그때를 회상했다.


이상인은 혼자 쌓아온 서운함을 토로했다. “사실 우리가 출발 드림팀 시즌1 때는 서로 굉장히 사이좋게 지냈다. 일정 공백 이후에 시즌2를 시작했다. 그랬는데 시즌2 출연을 했는데 창명 형이 예전과 다르게 (저를) 매번 무시했다. 계속 그러니까 저도 사람인지라 상처가 됐다”며 “차라리 안 친했으면 배신감이 덜 했을 것이다. 형과 알고 지낸 기간이 20년 가까이 된다. 매주 한 번씩 보고 가족들하고도 같이 만나고 식사도 했다. 친형 같으면서 허심탄회한 얘기까지 다 하는 친구 같은, 그런 애정이 있으니까 나중에 섭섭함이 더 크더라”고 얘기했다.

두 사람은 다시 눈맞춤을 하기 위해 아이콘택트 방에 마주앉았다. 이상인은 “형하고 안 지 너무 오래되다 보니 처음 얼굴을 봤을 땐 반가웠는데, 그 뒤에 밀려오는 감정이 주체가 안 되더라. 정리를 안 하고 말하면 갈피를 못 잡을 것 같았다”며 둘은 다시 대화를 이어나갔다.


눈맞춤 후에 이상인이 이창명에게 “내 눈을 보니 어떤 생각 들었어?”라고 물은 뒤 “형이 내 앞에 있다고 하니까 마음이 좀 아프다”며 “형하고 함께한 인생 절반은 (형이) 내 편인데 절반은 내 편이 아니었다. (왜 그런지) 모르겠지?”라고 말했다.

이에 이창명은 ‘실미도 사건’을 언급하며 “내가 강압적인 말로 너에게 (설거지하라고) 강요해서 그런 것 아니냐”고 했더니 이상인은 “그런 건 아니다. 형은 모른다. 알고서 형이 행동했다면 나는 형을 안 봤을 거다. 형은 몰랐지만 나는 괘씸하고 화가 났다”며 대화를 이어나갔다.


이상인은 자신이 왜 이창명에게 이런 섭섭함이 생겼는지 얘기했다. “우리가 드림팀 하면서 얼마나 즐거웠냐? 해외 가면 10일씩 같이 있기도 했다. 당시에는 형이 내 친형 같기도 하고 무슨 얘기든 하는 사이였다”고 과거를 회상했다.

이어 그는 시즌2 첫 녹화 당시 이창명의 진행 방식에 대해 놀랐다고 했다. “시즌 1과 완전히 달랐고 형이 남처럼 느껴졌다”며 “(상대가) 상처받는 말까지 던지더라. 내가 예전에 형과 방송을 안 해봤다면 나만의 생각일 수도 있지만 나는 이전에 형과 8년간 방송을 해봤기 때문에 형이 변했다는 걸 느꼈다”고 얘기했다.

이상인은 이창명을 따로 불러 “돌 던지는 사람은 모르지만 돌 맞는 개구리는 아프다. 더 이상 상처 되는 말은 하지 말아 달라”고 부탁했지만, 그 말에 이창명이 “야 넌 참 모른다. 내가 너를 까야 그게 재밌는 거다”라고 대답했다고 한다. 그러면서 이상인은 “내 부탁을 무시하고 내 편한테 같은(상처주는) 진행방식으로 방송을 이어가는 게 불편했다”고 말했다.

이상인은 또 “우리가 왕중왕전을 했는데 형이 내게 덤블링으로 내려오라고 했다. 그때 나는 부상을 당해서 아픈 경험이 있어서 못한다고 말했지만 그때 형이 내게 푸시를 네다섯 번 했다”고 말했다.

이어 이상인은 “결국 마지못해 돌면서 뛰어내렸다. 하지만 스펀지 사이에 발이 빠져서 발목이 돌아갔다. 으드득 소리가 났다. 결국, 발목이 퉁퉁 부어서 그날은 아무것도 못했다. 그때 집에 가는 차 안에서 혼자 울었다. 발목 부상 이후 드림팀도 못 하고 6개월 동안 일을 못 했다”고 말했다.


이어 이상인은 “다친 건 내 잘못도 있다. 하지만 그때 형이 말하는 내 편이라면 안부 전화 한 통 할 수 있지 않나. 내심 기다렸다. 그때 형은 안부 전화 한 번 하지 않았다”고 말했다.

이상인은 “6개월 쉬고 복귀했을 때 정말 섭섭했다. 어떻게 전화 한 번 안 하냐고 물어봤더니 형이 내게 뭐라고 했는지 기억나나. 형 첫 마디가 ‘내가 좀 바빴어’였다. 그리고 새로운 출연자랑 아이돌한테 가서 웃고 떠들더라. 나 그때 멍하니 서 있었다”고 말했다.

둘은 함께 우정을 쌓아온 시간이 길었던 만큼 감정의 골도 더 깊었던 것이다. 이상인은 제작진과의 인터뷰에서 “실미도 사건을 계기로 서로의 불만을 얘기했고, 상처가 곪아있는 상태에서 형이 내 상처를 건드리니 내가 정신을 놔버린 것이다”라며 “그때 당시에 내가 무슨 말을 한지도 모르겠다”고 말했다

이창명도 입을 열었다. “네가 이렇게 말해줘서 너무 고맙다”며 말문을 연 이창명은 “시즌2는 다르게 하고 싶었다. 우리가 너무 스포츠에 연연하는 것 같다고 생각했다. 스포츠 프로그램은 아닌데 출연자들이 다들 1등만 하려고 했다. 다들 기록만 세우려고 했다. 각자의 캐릭터가 없었다. 시즌1에 나왔던 출연자는 너밖에 없었다. 시즌2는 조금 이상인의 다른 모습, 그렇게 만들어가고 싶었다. 그런 말 하지 못한 고민도 있었다”며 이상인을 배려하지 못한 자신의 행동을 자책하며 “진심으로 미안하다”고 사과했다.


이상인은 “나도 결혼하고 애를 키우다 보니 혹시 이창명의 딸이 영상을 봤다면 얼마나 마음 아파했을까 생각이 들었다”며 걱정하며 눈물을 보였다. 이에 이창명이 “그렇게 생각하지 마”라고 말하며 이상인을 다독였다.

이후 이창명이 “형은 참 사는 게 너무 힘들었다. 작년에 아버지가 돌아가셨다. 17년 동안 병원에 입원해 계시다가 돌아가셨는데 아무에게도 알리지를 못하겠더라”고 했고, 이상인이 “나한테는 연락하지”라고 안타까워했다. 이창명은 “그런데 내가 다 내려놓고 포기해버렸다”며 “미안하다 상인아”라고 다시 한번 사과했다.

마지막 선택의 순간에 이창명은 “옛날로 돌아가 다시 형 동생으로 지내는 거 어떠냐”고 제안했고 이상인은 잠깐의 고민 끝에 이창명에게 다가갔다. 그리고 둘은 화해의 포옹을 했다. 이상인은 “형은 나에게 늘 형이다”라며 서로 다독였고, 이 광경을 바라본 MC들도 함께 눈물을 보였다. 이상인은 “이제부터 서로 미안하다는 말은 하지 않기”라고 말하며 둘은 사이좋게 아이콘택트 방을 빠져나왔다. 이상인은 “이 프로에 감사하다”고 전했다.

녹화 후 두 사람이 함께 음식점에서 같이 식사를 하는 훈훈한 광경도 포착됐다. 이창명은 이상인의 부모님과 영상통화로 반가운 마음을 전하기도 했다. 6년간의 오해를 딛고 극적으로 화해한 두 사람의 사연이 방송을 타면서 1%대였던 아이콘택트의 시청률은 6주 만에 2.6%를 기록했다.

송다영 인턴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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