신종 코로나바이러스감염증(코로나19) 집단감염 사태가 발생한 사랑제일교회가 정은경 중앙방역대책본부 본부장을 향해 “질병 전문가인지 정치인인지 모르겠다”고 비난했다.
사랑제일교회 변호인단과 8·15 집회 비상대책위원회는 25일 오후 서울 성북구 사랑제일교회 앞에서 기자회견을 열고 “정 본부장의 발표가 국민건강만을 생각하는 것인지 정치적 고려를 하는 것인지 의심스럽다”고 주장했다.
이어 “무수히 많은 언론과 증거들이 코로나19 급증세는 지난달 중순부터 경제와 방역이라는 두 마리 토끼를 잡으려는 정부정책의 혼선과 실책에서 비롯됐다고 말하고 있다”면서 “그런데 질병관리본부(질본)는 정부방역 실패 의혹을 가진 국민을 향해 단호한 조치를 하겠다고 한다”고 덧붙였다.
또 “의혹을 해명하고 국민에게 정보를 제공해야 할 의무가 있는 정 본부장이 국민을 협박하는 듯한 발언을 거듭하고 있다”며 “지금까지 방역실패를 감추기 위한 정치적 꼼수 의혹이 있었음에도 당신들이 비판을 받지 않았던 이유는 질본이 전문가 영역이었기 때문”이라고 했다.
그러면서 “질본이 정치적 중립을 지키며 오직 방역을 위해 최선을 다할 것이라는 믿음이 있었으나 단호한 조치를 운운하면서 스스로 전문가영역에서 정치의 영역으로 넘어갔다”고 말했다.
이들은 “질본이 단호한 조치를 해야 할 대상은 국민생명을 정치에 이용하는 정부여당과 전문가 의견을 무시하고 중국인 입국을 막지 않은 문재인 대통령”이라며 “지금이라도 정 본부장은 코로나 사태 확산 책임이 누구에게 있는지를 정치인이 아닌 전문가로서 국민에게 밝혀달라”고 요구했다.
이와 함께 코로나19 사태 초기에 중국인에 대한 입국 제한 조치를 안 한 이유, 정부의 휴가 장려와 외식쿠폰·영화표 배포로 인한 이달 확진자 증가 여부, 잠복기를 고려했을 때 8·15 집회와 확진자 증가의 관련성 등에 대한 답변을 요구했다.
이들은 문 대통령에 대해서도 “대통령이 언급한 조직적 방역방해와 가짜뉴스 전파는 구체적으로 무엇이냐”며 “자신의 정책에 반대하는 국민들이 짜증 나는 것은 이해하지만 위협할 게 아니라 준엄한 국민의 충고에 귀를 기울여라”라고 했다. 문 대통령은 지난 21일 서울시청 재난안전대책본부를 찾아 “신속한 역학조사와 방역 조치를 방해하는 일들이 아주 조직적으로 일부에서 행해지고 있다”며 “대대적인 가짜뉴스를 통해서 방역 조치들을 방해하고 있기도 하다”고 밝힌 바 있다.
사랑제일교회 측은 아울러 8·15 집회를 한 민주노총을 상대로도 압수수색과 집회자 전원 검사를 실시하고, 이들을 대상으로 한 구상권 청구와 접촉자 동선을 밝히라고 촉구했다.
사랑제일교회발 코로나19 확진자는 이날 낮 12시 기준 40명이 추가로 양성 판정을 받아 총 915명이 됐다.
박은주 기자 wn1247@kmib.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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