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대학수학능력시험을 100여일 앞두고 신종 코로나바이러스감염증(코로나19)이 재유행 조짐을 보이면서 수험생 혼란이 가중되고 있다. 전국적인 사회적 거리두기 2단계 조치가 장기간 이어지거나 더욱 악화돼 3단계로 격상될 경우 올해 대입이 제대로 치러질 수 있을지 불안해 하는 모습이다. 정부가 사회적 거리두기 1~3단계별 구체적인 대입 관리 방안을 조속히 내놔야 한다는 목소리가 나오고 있다.
23일 교육계에 따르면 연세대는 올해 논술고사를 수능 이후로 미루는 방안을 한국대학교육협의회(대교협)에 제출하고 승인을 기다리고 있다. 연세대는 오는 10월 10일 오전 자연계, 오후 인문계로 나눠 논술고사를 치를 예정이었다. 연세대 외에도 50여개 대학이 대입전형 계획 변경안을 대교협에 제출한 것으로 전해졌다.
갑작스럽게 수시모집 일정이나 방식이 바뀌면 수험생 혼란은 불가피해진다. 통상 수험생들은 6월 모의평가 이후 6번의 수시지원 기회를 어떻게 쓸지 등과 같은 대입 전략의 얼개를 짜놓는다. 이달 말 각 대학들은 코로나19에 따른 대입전형 시행계획 변경사항을 발표할 예정인데 처음부터 다시 전략을 짜야 하는 수험생이 발생할 수밖에 없다.
임성호 종로학원하늘교육 대표는 “대학 한 곳이 변동하면 다른 곳으로 연쇄적으로 영향을 끼칠 수밖에 없다”면서 “정부가 대학별고사 관리를 대학으로 미뤄놓을 게 아니라 대교협, 한국교육과정평가원 등 유관기관들이 임시 협의기구라도 만들어서 종합적으로 관리할 필요가 있다. 늦었지만 지금이라도 필요한 작업으로 보인다”고 말했다.
수능이 다시 연기될 가능성도 고개를 들고 있다. 이재정 경기도교육감은 지난 20일 “학생들이 감염의 위험이 있어서 도저히 시험 볼 수 없는 상황이라면 수능 시험 (날짜가) 다시 조정될 여지가 있다”고 말했다. 코로나19가 더 확산해 사회적 거리두기 3단계로 격상되면 모든 학교는 문을 닫고 원격수업을 해야 한다.
이런 상태에서 수험생 50만명이 한꺼번에 움직이는 수능이 정상적으로 치러지기 어렵다는 관측이 나온다. 교육부는 “더 이상의 수능 일정 변경은 없다”고 선을 긋고 있지만 내부적으로는 상황 악화에 대비한 ‘플랜 B’를 준비하고 있는 것으로 전해졌다. 다만 구체적인 플랜 B 내용을 공개하지는 않고 있다.
유은혜 부총리 겸 교육부장관은 지난 16일 코로나19 재유행으로 수능 일정이 조정될 수 있느냐는 질문을 받고 “종합적인 판단을 하고 필요하면 플랜 B도 준비하고 있다”며 “그런 부분을 먼저 언급하기보다 수능을 가장 안전하게 치를 수 있도록 만전을 기하겠다”고 말했다.
정의당 정책위원회는 “사회적 거리두기 단계에 따라 학교 밀집도 조치나 등교수업 기준을 미리 밝혔듯이 1단계에서는 대입이 어떻게 관리되고, 2단계와 3단계에서는 각각 어떻게 되는지 제시할 필요가 있다”고 지적했다.
이도경 기자 yido@kmib.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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