오는 10월부터 주요 생명보험사들의 보장성 보험료가 많게는 10%까지 오를 전망이다. 기준금리가 사상 최저 수준인 ‘0%대’로 낮아지면서 수익성이 나빠지자 보험료 인상에 나선 것이다. 소비자의 부담도 덩달아 커지게 됐다.
21일 보험업계에 따르면 삼성생명은 오는 10월부터 간병보험과 종신보험 등의 예정이율을 0.25% 포인트 수준으로 낮출 예정이다. 예정이율이란 보험사가 가입자로부터 받은 보험료를 투자해 얻을 수 있는 예상수익률이다. 계약자로부터 받은 보험료를 채권 등에 투자해 운용하는 보험사들의 경우, 금리가 내려가면 수익률도 낮아질 수 밖에 없다. 예상 수익률은 고객이 부담해야 할 보험료와 직결된다. 고객에게 돌려줘야 하는 보험금 규모가 달라지기 때문이다. 예정이율이 높으면 보험료가 싸지고, 낮으면 보험료가 비싸진다. 통상 예정이율을 0.25%포인트 인하할 경우, 보험료는 5~10% 오른다.
삼성생명에 이어 교보생명도 오는 10월 보험료 인상을 검토 중이다. 앞서 한화생명은 지난 4월에 이어 7월 금리확정형 종신보험 보험료를 5~10% 인상했다. 삼성·교보생명도 지난 상반기 일부 종신보험 보험료를 올린 바 있다. 업계 관계자는 “대형 보험사들이 먼저 예정이율을 낮춘다면 보험료 인상 압박이 큰 중소형 보험사들도 줄줄이 예정이율을 낮춰 보험료를 올려 받을 수 밖에 없을 것”이라고 내다봤다. 현재 삼성·교보생명의 예정이율은 2.25%, 한화생명은 2.0% 수준이다.
자동차보험은 어떨까. 손해보험 업계 내부에서는 “당장 자동차 보험료 인상 얘기가 나오기는 힘들것”이라고 말한다. 올 초만 하더라도 업계 내부에서는 치솟는 손해율에 차보험료 인상 필요성이 오르내렸다. 하지만 신종 코로나바이러스감염증(코로나19) 사태 이후 손해율이 상당부분 개선되면서 상반기 호실적을 기록했다. 사회적 거리두기와 외출·여행 자제 등에 따른 영향이다.
일각에서는 최근 이어진 집중 호우와 장마로 침수 차량 수리가 급증하면서 손해율이 급등할 것으로 보고 있다. 손해보험사 12곳이 접수한 차량 추정 손해액은 약 900억원 규모다. 역대 3번째인데, 피해 접수가 추가되면 손해액 규모도 더 커진다. 이와 함께 풍수해에 따른 농작물, 가축 피해에 대한 보험 청구도 늘어날 전망이다. 업계 관계자는 “코로나19 재확산과 장기화 우려가 커지는 상황에서 보험료 인상 요구는 쉽지 않아 보인다”면서 “우선 코로나19가 잦아들고 실물 경기가 살아나야겠고, 내년 상반기 정도는 되어야 하지 않겠느냐”고 내다봤다.
박재찬 기자 jeep@kmib.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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