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민연금법은 수급권자에게 유족연금 수급권이 생겨 복수 수급권이 발생한 경우, 한 가지 외의 다른 급여에 대해서는 지급을 정지하도록 하고 있다. 다만 이때 선택하지 않은 연금이 유족연금일 경우에는 유족연금액의 일부를 함께 지급한다. 현행법은 이러한 유족연금의 중복지급률을 30%로 정하고 있다.
즉 A씨의 경우 남편이 먼저 숨진다면 남편의 유족연금 72만원(국민연금 수령액 120만원의 60%) 또는 자신의 국민연금 30만원에 남편의 유족연금의 30%인 21.6만원을 합친 51.6만원 중 더 높은 금액을 선택할 것이다. 만약 A씨가 먼저 사망한다면 B씨는 자신의 연금 120만원에 아내의 유족연금 5만4000원(30만원×60%×30%)을 합한 125만4000원을 받게 된다.
국민연금 수령 부부 중 한 사람이 사망하는 경우 남은 사람의 연금소득은(대부분 아내의 경우) 크게 줄어든다. 특히 수급액이 적은 여성은 연금액이 많은 남편이 사망해도 중복지급되는 연금이 유족연금의 30%에 그치기 때문이다. 이때 적용되는 비율이 현재 30%에서 40%로 상향될 전망이다.
국회 보건복지위원회 더불어민주당 간사 김성주 의원은 지난 21일 국민연금 유족연금의 중복지급률을 현행 30%에서 40%로 10%P 상향 조정하는 내용의 ‘국민연금법 일부개정법률안’을 대표발의했다.국민연금공단 자료에 따르면 지난해 본인의 노령연금에 더해 유족연금 일부를 중복 지급받은 이들의 월평균 수급액은 42.4만원으로 같은 기간 전체 노령연금 평균 수급액 53.5만원 보다 10만원 이상 적은 것으로 확인되었다. 특히 전체 중복 수급자 중 76%에 해당하는 여성 수급자의 경우 평균 40.1만원을 수급하는 것으로 나타났다. 상대적으로 많은 여성 수급자가 배우자의 사망 이후 평균에 못 미치는 적은 연금으로 노후를 이어가고 있는 것이다.
개정안과 같이 중복지급률이 10%P 상향 조정되면 전체 중복수급자의 월평균 수급액은 44.8만원으로 월 2만4000원 가량 증가되며 여성의 경우 42.6만원으로 월 2만5000원 가량 수급액이 늘어날 것으로 추계되었다.
김성주 의원은 “낮은 유족연금 중복지급률로 인해 많은 수급자가 가족 사망 이후 노후대비에 더 큰 어려움을 겪고 있는 실정”이라며 “중복지급률을 상향조정하여 실질 급여액을 인상하고 이를 계기로 국민연금의 노후 보장성 강화를 위한 추가 대책을 논의할 수 있도록 노력하겠다”고 밝혔다.
김태희 선임기자 thkim@kmib.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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