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올 여름 장마철에 집중호우가 발생하는 것은 장마전선이 제대로 움직이지 못한 데다 저기압이 크게 발달한 탓으로 분석된다. 27일과 28일에도 남부지방에는 집중호우가 예고돼 있고, 중부지방에서는 8월 초까지 장마가 이어질 전망이다.
26일 기상청에 따르면 지난주 남부지방, 강원영동 등에는 집중호우로 인한 피해가 컸다. 특히 부산 해운대에는 시간당 최대 83㎜(23일 오후 10시), 강원 삼척 67.5㎜(24일 오전 8시) 등 시간당 50㎜ 이상 ‘물폭탄’이 쏟아졌다.
이번 집중호우는 장마전선이 이동하지 못하고 남쪽에 오랫동안 머무른 탓이 크다. 윤진호 광주과학기술원 지구·환경공학부 교수는 “일반적으로 장마전선이 7월 중순에서 7월 말 사이에 북상하는데, 올해 장마전선은 남부지방에만 머무르는 것이 특징”이라고 말했다. 윤기한 기상청 통보관도 “북서쪽에서 유입된 찬 공기에 막혀 장마전선이 북상하지 못하고 남부지방에 머물며 많은 비를 쏟은 것으로 볼 수 있다”고 설명했다.
장마철에 저기압과 비구름대가 크게 발달한 것도 원인으로 분석된다. 윤 통보관은 “우리나라 상층에 영하 5도의 찬 공기가 예년보다 많이 유입돼 더운 공기와 섞이며 저기압이 강하게 만들어진 것으로 추측된다”고 말했다. 윤 교수도 “지난 30년간 강수량 분석 결과 동아시아 지역의 장마기간 강수량이 늘고 집중호우가 많아지는 추세”라며 “지구온난화의 영향으로 공기가 뜨거워져 더 많은 수증기가 북태평양 고기압을 따라 유입된다”고 부연했다.
장맛비는 이번 주에 다시 전국에 내릴 예정이다. 27일 아침 일찍 제주도에서 비가 시작돼 낮에는 남부지방, 오후에는 전국으로 확대되겠다. 강원영동을 제외한 중부지방은 30일까지 비가 이어지겠다.
27~28일 충청, 경상도와 강원도 일부 지역에는 시간당 30~50㎜의 ‘물폭탄’이 예상된다. 충북북부와 경북북부, 경남해안에는 200㎜ 이상 많은 비가 오는 곳이 있을 것으로 보인다. 충북과 남부지방의 예상강수량은 50~150㎜, 서울·경기와 강원영서북부, 울릉도·독도 등은 비교적 적은 10~40㎜로 예보됐다.
중부지방에서는 8월 초인 다음 주까지 장마가 이어질 전망이다. 윤 통보관은 “제주는 28일쯤, 남부지방은 30일 전후로 사실상 장마철에 벗어날 것으로 보인다”며 “중부지방은 다음 달 3일 전후로 장마철에서 벗어날 것으로 예상되나 변화 가능성이 있다”고 밝혔다.
김지애 기자 amor@kmib.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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