오보낸 KBS 법조팀 “실수 뼈아프게 반성…청부보도는 아냐”

Է:2020-07-23 23: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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KBS 본사 건물. 연합뉴스

한동훈 검사장과 이동재 전 채널A 기자의 대화 녹취록에 대해서 오보를 낸 KBS법조팀이 23일 입장문을 내고 “기사 작성 과정에서 발생한 실수에 대해서 뼈 아프게 반성한다”고 사과했다. 하지만 보도 과정에서 방송국 외부 인사가 개입했다는 ‘외압 의혹’에 대해선 “누군가의 하명 또는 청부로 이뤄진 것이 아니다”라고 강력하게 부인했다.

KBS 법조팀은 이날 입장문에서 “저희 법조팀 보도로 인해 안팎으로 논란을 초래하고, 동료 여러분께 근심을 끼치게 된 점에 대해 사과를 드린다”고 했다.

이어 “기사 작성 과정에서 발생한 실수에 대해서 뼈 아프게 반성한다”면서 “당사자의 반론을 충분히 듣지 않은 점과 녹취록을 확보하지 않은 상태에서의 전언 보도임에도 단정적인 표현을 사용한 점에 대해서는 책임을 통감하며 깊이 반성하고 있다”고도 했다.

법조팀 측은 “결과적으로 KBS 뉴스의 신뢰도에 부정적 영향을 미친 데 대한 비판 역시 뼈 아프게 받아들이고 있다”면서 “이와 같은 일이 반복되지 않도록 재발 방지 대책을 마련해 반드시 실천하겠다”고 약속했다.

하지만 외부인에 의한 하명·청부 보도 논란, 기사 삭제 논란 등에 대해 적극 부인했다. 법조팀 측은 “법조팀은 한달 이상 이른바 ‘이동재-한동훈’ 녹취록의 구체적인 내용에 대해 취재를 이어왔다”면서 “누군가의 하명이나 청부를 받아 해당 보도를 한 것이 결코 아니다”라고 밝혔다.

논란 이후 KBS 보도시스템에서 해당 기사를 삭제했다는 의혹에는 “불필요한 억측을 낳을 수 있다는 판단에 따라 21일 해당 기사를 지정된 대상자만 열어볼 수 있는 '보안 기사'로 (삭제한 것이 아니라) 전환했다”고 해명했다.

한편, 이날 오전 ‘검언유착 오보방송 진상규명을 위한 연대 서명’에 참여한 직원 100여 명은 “제3의 인물로부터의 청부 여론조작에 KBS가 이용당했다는 의혹이 강하게 제기된다”면서 진상조사를 실시해 해당 인물이 누구인지 밝히자고 주장했다.

직원들은 “이번 리포트가 방송되는 과정에서 녹취록의 내용을 왜곡해 전해주고 리포트의 방향을 설정하는 데 역할을 한 외부 인물”이 존재한다면서 “KBS 취재진이 아닌 제3의 인물들끼리 나눈 대화 녹취록을 넘겨받아 기사를 작성했냐”는 의혹을 제기했다.

이들은 “복수의 관계자로부터 사건의 전말과 증거도 확보했다”면서 “양승동 사장 및 보도본부 수뇌부가 진실을 은폐하려고 할 경우 디지털 흔적과 증거는 바로 외부에 공개될 수 있다”고 경고했다. 또한 “이번 사건에 책임이 있는 그 누군가는 증거를 인멸할 가능성이 높다”며 보도본부장과 보도국장, 사회주간, 사회부장 등의 직무 정지를 요구했다.

KBS 법조팀의 오보 관련 입장문 전문

먼저 저희 법조팀 보도로 인해 안팎으로 논란을 초래하고, 동료 여러분께 근심을 끼치게 된 점에 대해 사과를 드립니다.

올해 초부터 불거진 이른바 검언 유착 의혹 사건은 법조계를 넘어서 우리 사회의 가장 첨예하고 뜨거운 이슈 가운데 하나입니다. 이 사건처리를 두고 법무부 장관과 검찰총장이 유례를 찾기 어려운 수사 지휘 갈등을 빚는가 하면, 검찰 내부에서조차 ‘실체가 있다, 없다’ ‘죄가 된다, 아니다’를 두고 팽팽한 의견 대립과 논란이 계속돼 왔습니다. 그런 만큼 KBS 법조팀도 이 사안의 실체가 무엇인지에 대해 깊이 있는 취재와 보도를 위해 노력해왔습니다.

해당 보도는 누군가의 하명 또는 청부로 이뤄진 것이 아닙니다.

법조팀은 한달 이상 이른바 ‘이동재-한동훈’ 녹취록의 구체적인 내용에 대해 취재를 이어왔습니다. 취재원 보호와 법적 시비 등에 대한 우려로 자세히 밝힐 수는 없지만 기자 개개인의 자율적인 의지와 판단에 따라 관련 정보를 축적해왔고, 그 근거도 가지고 있습니다. 또 기사 발제에 이르는 과정 역시 내부 논의를 거쳐 정상적인 절차와 방법으로 이뤄졌습니다. 장기간에 걸친 취재를 통해 사건 실체에 접근하려 했던 것이지, 누군가의 하명이나 청부를 받아 해당 보도를 한 것이 결코 아닙니다.

보도정보시스템에서 해당 기사를 삭제하였다는 주장도 사실이 아닙니다.

보도 이후 기사의 일부 내용에 대해 보도 당사자의 문제 제기가 있어, 홈페이지 등에서 해당 기사에 대한 다시보기 서비스를 제공하지 않고 있습니다. 하지만 보도정보시스템에 올라온 기사는 향후 보도 경위 등에 대한 진상 조사 필요성을 감안해 유지하던중 기사 출고 과정에 대한 불필요한 억측을 낳을 수 있다는 판단에 따라 21일 해당 기사를 지정된 대상자만 열어볼 수 있는 '보안 기사'로 전환하였습니다.

기사 작성 과정에서 발생한 실수에 대해서 뼈 아프게 반성합니다.

저희 법조팀은 지난 21일 전체 회의를 열어 해당 기사의 취재와 보도 경위에 대해 되짚어 보았습니다. 충분한 시간을 들여 여러 취재원에게 관련 내용을 취재한 것은 사실이지만, 기사가 출고되기까지 각종 실수와 잘못이 있었다는 점도 다시 한번 확인하였습니다. 특히 당사자의 반론을 충분히 듣지 않은 점과 녹취록을 확보하지 않은 상태에서의 전언 보도임에도 단정적인 표현을 사용한 점에 대해서는 책임을 통감하며 깊이 반성하고 있습니다. 결과적으로 KBS 뉴스의 신뢰도에 부정적 영향을 미친 데 대한 비판 역시 뼈 아프게 받아들이고 있습니다.

비판과 고언은 달게 받겠습니다. 이번 취재와 보도 과정에서 드러난 문제점에 대해서는 철저히 점검하고, 이후 이와 같은 일이 반복되지 않도록 재발 방지 대책을 마련해 반드시 실천하겠습니다.

억측을 동반한 과도한 비난은 삼가주시길 동료 여러분께 호소합니다.


이성훈 기자 tellme@kmib.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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