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공촌정수장 가보니 유충이 꿈틀, 나방 사체도” 관리부실 정황

Է:2020-07-21 15:44
:2020-07-21 15:4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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인천 서구 수돗물 유충 민원이 잇따라 제기되고 공촌정수장과 연결된 배수지에서 유충이 발견된 가운데 16일 오후 인천시 서구 공촌정수사업소 입구 전광판에 수질기준이 표시되고 있다. 뉴시스

‘수돗물 유충’ 사태가 벌어진 인천 지역 정수장의 부실 관리 정황이 속속 드러나고 있다. 날벌레 사체가 다량 발견된 점 등으로 미뤄 건물 출입문이나 방충망 등이 열린 상태로 운영됐을 가능성이 제기됐다.

인천 공촌정수장 활성탄 여과지(濾過池)동 등을 점검한 김현한 한국수자원공사 한강유역본부 한강수도지원센터장은 “이곳에도 출입문이나 방충망 등이 모두 설치돼 있어 폐쇄형으로 볼 수 있다”며 “밀폐를 제대로 해놓지 않아 깔따구가 들어간 것 같다”고 21일 연합뉴스에 밝혔다.

공촌정수장은 부평정수장과 달리 오존 처리 시설 구축 등 완전한 밀폐 없이 지난해 9월 조기 가동됐다. 이에 날벌레인 깔따구가 정수장 활성탄 여과지에 알을 낳아 유충이 발생했을 가능성이 제기됐었다. 그러나 공촌정수장에도 벌레 유입을 차단할 수 있는 시설이 이미 갖춰져 있는 상황에서 문을 열어놓는 등 관리를 소홀하게 해 이번 사태가 발생했을 수도 있다는 것이다.

김 센터장이 공촌정수장 여과지동을 방문했던 지난 14일에도 출입문이 열려있었다고 한다. 김 센터장은 “조사를 위해 열어놨던 건지, 평소에도 열려있었던 것인지는 모르겠다”면서도 “관리자들이 유사 사례가 없다 보니 벌레가 들어와 알을 낳고, 그 알이 수도꼭지까지 갈 것이라고 인지하지 못했던 것으로 보인다”고 말했다.

특히 정수장 내부는 밤에도 불을 환하게 켜놓아 날벌레가 날아들기 쉬운 환경이었다. 활성탄 세척 주기도 15~20일로 길어 제때 유충을 제거하기도 어려웠다.

김 센터장은 공촌정수장 점검 당시 활성탄 여과지에 있는 입자를 삽으로 파고 손으로 쓸어보기만 했는데도 살아 있는 깔따구 유충이 꿈틀꿈틀 움직이는 모습을 쉽게 발견했다며, 정수장 내 유입된 벌레가 많았던 것으로 보고 있다. 정수장 여과지동 내에서 벌레, 나방 등의 사체가 다량 발견되기도 했다고 한다.

‘폐쇄형’인 인천 부평정수장 활성탄 여과지에서도 유충이 발견되면서 관리 부실에 대한 지적은 더욱 거세지고 있다. 여과지동과 각 활성탄 여과지에 이중으로 차단막이 설치된 부평정수장의 경우 관리만 제대로 했다면 유충 발생 가능성이 작기 때문이다.

구자용 서울시립대 환경공학부 교수(대한상수도학회장)는 “분명한 것은 어딘가를 통해 벌레가 들어갔다는 것”이라고 말했다. ‘수돗물 유충 관련 전문가 합동정밀조사단’을 맡은 현인환 단국대 명예교수는 “아직 원인을 규명 중이다. 시간이 좀 더 걸릴 것”이라며 “정수장 (여과지동)에 열린 틈이 있었는지 등 유충 발생 원인을 정밀 분석을 통해 파악할 예정”이라고 했다.

인천에서는 지난 9일 수돗물 유충 관련 민원이 처음 발생한 후 전날 오후 6시까지 717건의 관련 신고가 접수됐다. 실제 유충이 발견된 것은 187건이다. 환경부는 활성탄 여과지가 설치된 전국 정수장 49곳을 점검한 결과 인천 공촌, 인천 부평 2곳 외에도 경기 화성·김해 삼계·양산 범어·울산 회야·의령 화정정수장 등 5곳에서 유충이 추가 발견됐다고 이날 밝혔다.

박은주 기자 wn1247@kmib.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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