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강원도 양구군 ‘남면’이 ‘국토정중앙면’으로 이름 변경을 추진한다.
군은 21일부터 다음 달 20일까지 1개월간 남면 주민을 대상으로 명칭 변경에 대한 찬반 의견을 조사한다고 밝혔다.
남면 주민들은 ‘국토정중앙’이라는 마을 특징을 부각해, 지역의 가치를 높이고자 마을 이름 변경을 추진하고 있다. 일제강점기 ‘동서남북’ 방위에 따라 획일적으로 정한 ‘남면’이라는 이름을 바꾸기 위한 목적도 있다.
강원대 지리교육학과 김창환 교수는 2002년 대한지리학회 추계학술대회에서 “한반도와 부속도서를 포함한 국토의 정중앙점은 동경 128도 2분 2.5초, 북위 38도 3분 37.5초 지점인 양구군 남면 도촌리 봉화산 기슭 7부 능선”이라고 발표한 바 있다.
조사는 공무원과 이장들이 모든 가정을 방문해 의견을 묻는 방식으로 진행한다. 남면에 주민등록을 둔 19세 이상 주민이 대상이다. 남면은 1747세대, 3310명이 거주하고 있다.
군은 이번 조사에서 찬성 의견이 많으면 군의회 승인 절차를 거쳐 행정구역 명칭을 변경할 계획이다. 자치단체에 속한 읍·면·동의 명칭 변경은 자체 조례 개정만으로 가능하다.
조인묵 군수는 “일본강점기 식 행정지명인 남면을 ‘국토정중앙면’으로 변경하면 지역을 홍보하는 데 있어 굉장히 효과적일 것”이라며 “국토정중앙을 관광자원으로 효율적으로 활용하면 관광객 유치에도 큰 도움이 돼 지역경제 활성화의 기반이 될 것으로 기대한다”고 말했다.
강원도 내에서 마을 이름을 바꾼 것은 이번이 처음이 아니다. 영월군 수주면과 남면은 2016년 각각 무릉도원면과 태양면으로 명칭을 변경했다. 2009년엔 지형이 한반도 모양을 닮은 선암마을이 있는 서면을 ‘한반도면’으로, 김삿갓 묘와 생가가 있는 하동면을 ‘김삿갓면’으로 각각 변경한 바 있다. 평창군 도암면은 2007년 대관령면으로 이름을 바꿨다. 이들 마을은 개명 후 인구와 관광객이 증가하는 효과를 거뒀다.
이름 변경이 꼭 성공을 거둔 것은 아니다. 양양군 서면 주민들은 2016년 ‘대청봉면’으로 변경을 추진했다. 그러나 설악산을 공유하고 있는 속초, 인제 등 인접 지역 주민들의 강한 반발에 부닥쳐 이름 변경을 포기했다. 당시 속초와 인제 주민들은 명칭 변경이 추진되자 “공공자산이기도 한 설악산 대청봉을 독점하려는 의도”라며 강하게 반발했다.
양구=서승진 기자 sjseo@kmib.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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