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단독] 확진자 병동만 쏙 빼고 소독… 구로구 병원 ‘황당’

Է:2020-06-23 16:18
:2020-06-23 19:30
ϱ
ũ

신종 코로나바이러스감염증(코로나19) 확진자가 나온 서울 구로구의 한 병원에서 감염 발생 이후 병동의 초기 방역조치가 제대로 이뤄지지 않았다는 지적이 제기됐다. 보건 당국이나 병원이 아닌 입원 환자들이 알코올 등으로 직접 병동을 소독했다는 것이다.

23일 국민일보 취재를 종합하면 이 병원에서는 7층 4인실에 입원 중이던 한 여성이 지난 18일 오후 코로나19 확진 판정을 받았다. 입원 환자들은 확진자 발생 소식을 듣고 방역 조치를 기다렸지만 병동 내에선 소독 조치가 이뤄지지 않았다.

불안한 마음이 커지자 환자들은 ‘자체 방역’에 나섰다. 알코올 솜과 스프레이 등을 구해 병동 화장실과 침상, 손잡이 등 곳곳을 닦으며 소독을 시작했다. 환자들은 다음 날(19일) 추가 확진자가 나올 때까지 몇 차례 병동 곳곳을 자체 소독했다.

확인 결과 실제 이 병원에서는 확진자 발생에 따른 방역이 실시됐으나 7층에 위치한 병실들은 제외된 채 이뤄진 것으로 나타났다. 구로구 관계자는 “(당시) 확진자 발생 즉시 병원 계단과 엘리베이터 등 공용 장소에 소독이 이뤄졌다”면서도 “병동은 입원 환자들을 이동시키는 것이 어려워 방역을 하지 못했다”고 인정했다. 병원 관계자는 “환자들이 병동 소독을 직접 했는지는 CCTV에서 확인되지 않았다”며 “병동 방역은 보건소의 지침에 따라 20일에 이뤄졌다”고 해명했다.

보건복지부 관계자에 따르면 감염이 발생한 경우 해당 의료기관은 병동 소독에 우선적으로 나서는 게 일반적이라고 한다. 관련 지침에서도 감염 교육을 받은 근무자가 소독을 실시해야 한다고 나와 있다. 복지부 관계자는 “(병원 인력이 부족했다면) 보건 당국과 충분히 상의해 병동 소독을 할 수 있는 부분일텐데 상식적으로 이해가 가지 않는다”고 말했다.

허술한 방역 관리 정황은 다른 곳에서도 발견됐다. 병원 측은 확진자가 발생하자 병원 입구를 폐쇄하고, 층간 이동을 제한했다. 하지만 확진자가 발생한 병동의 환자를 따로 격리하진 않은 것으로 전해졌다. 7층 환자들은 휴게실이나 공용 화장실도 별다른 제약 없이 사용했다고 한다. 병원 측은 “현장에 인력이 3명 밖에 없어 27명의 환자들을 제지하기엔 역부족이었다”면서도 “역학조사관에게 CCTV를 제출했는데 아무런 이상이 없었다”고 했다.

내원객 출입명부도 작성되지 않았다. 방역 지침상 출입자 명부 작성은 의무가 아닌 권고 사항이지만 감염병 발생시 역학조사관에게 출입자 명부를 제출해야 한다고 돼 있다. 역학조사에서 면회객과의 접촉 여부 및 감염 가능성에 대한 조사가 제대로 이뤄지지 않았을 가능성이 제기될 수 있는 부분이다.

최지웅 기자 woong@kmib.co.kr

GoodNews paper Ϻ(www.kmib.co.kr), , , AIн ̿
Ŭ! ̳?
Ϻ IJ о
õ
Ϻ Ź