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2차 대유행 공포와 함께 코로나19가 남하할 우려가 커지고 있다. 수도권을 휩쓸던 코로나19가 대전과 전주를 거쳐 광주까지 다시 번질 조짐이다.
22일 광주시에 따르면 북구에 사는 20대 남성 A씨가 지난 20일 진단검사에서 양성 판정을 받았다. 지난달 29일 32번 이후 22일 만에 33번 확진자가 발생한 것이다.
시는 코로나19가 남쪽으로 방향을 튼 것이 아닌지 바짝 긴장하고 있다. 특히 A씨가 19일 밤부터 20일 아침까지 머문 PC방이 영업하던 일곡동에만 초등학교 4곳, 중학교 5곳, 고교 2곳, 특수학교 1곳 등 각급 학교 12곳이 몰려 있는 점을 중시하고 있다.
밀폐된 공간인 PC방의 이용자 명부가 정확하지 않고 상당수가 중·고생이라는 대목도 큰 부담이다.
학생들을 고객으로로 생계를 유지하는 일곡동 골목상권 상인들의 불안감도 증폭되고 있다. A씨가 방문한 모 마트와 PC방 일대 분식점 등 상가는 인적이 거의 끊겼다.
이에 따라 시와 시교육청은 코로나19 33번 확진자 A씨의 일곡동과 매곡동 주변동선 39개 학교에 대해 22일과 23일 학생들이 등교를 일제히 중단하고 원격수업을 하도록 한 뒤 추이를 주시하고 있다.
39개교에는 A씨가 전주에서 광주로 돌아와 이동한 경로와 장시간 머문 PC방 인근 일곡동 12개교와 유치원 10곳 등이 포함됐다.
방역전문가들은 대구지역 신천지 집단발생 이후 경부선을 따라 수도권으로 북상했던 코로나19가 호남선을 타고 남하하는 게 아닌가 바짝 긴장하고 있다.
호남선을 따라 코로나19가 지역감염으로 확산되는 게 아니냐는 것이다.
실제 전남대병원에 격리 치료 중인 A씨는 지난 12일 전주 청년다방에서 전주9번 확진자와 접촉한 뒤 19일 익산역에서 무궁화호 열차를 타고 광주역에 도착했다.
A씨가 당일 밤 11시부터 오전 7시까지 8시간 가까이 머문 PC방에는 동일 시간대 116명, 떠난 직후에는 77명이 이용한 것으로 파악됐다. 대부분 주말을 맞아 PC방에서 게임을 즐기러 온 중·고생이었고 상당수가 마스크를 하지 않았거나 내리고 있었던 것으로 추정된다.
시는 PC방의 환기 시설이 크게 부족한 데다 A씨가 장시간 밀폐된 공간에 머문 점을 중시하고 당시 PC방에 있던 학생들의 신원 파악에 나섰으나 역부족이다. 무궁화호 열차 동승자 6명과 시내버스 동승자 5명,편의점 종사자 1명과 가족 2명 등을 포함하면 A씨의 접촉자는 207명이다.
지역사회 감염확산 차단에 나선 시는 현재까지 신원이 드러나지 않은 PC방 이용자 100여명의 격리 조치가 시급하다고 보고 경찰에 협조를 요청했다. 이와 함께 22일부터 PC방 출입자에 대한 전자출입명부제(K-PASS)를 즉각 도입한다고 밝혔다.
광주시의 PC방은 동구 82곳, 서구 239곳, 남구 131곳, 북구 330곳, 광산구 296곳 등 1078곳에 달한다.
인구이동이 잦은 여름휴가철이 시작된다는 점도 걱정거리다. 비교적 코로나19 청정지역으로 꼽혀온 광주·전남을 찾는 이들이 7월부터 크게 늘 것으로 예상되면서 고민이 커지고 있다.
고향집 나들이를 줄곧 자제하던 수도권 거주 직장인들이 휴가를 겸해 부모집 등을 잇따라 방문할 것으로 예상된다. 지역 내 확산과 코로나19 남하의 주된 원인으로 작용하지 않을까 우려되는 상황이다.
권준욱 방대본 부본부장은 “수도권에서 코로나19 확산이 지속하면서 그 연결고리가 전국 어느 지역으로든 이어질 수 있다”며 “우리 주변에 코로나19로부터 완전하게 안전한 곳은 없다고 생각해달라”고 당부했다.
이용섭 광주시장은 “33번 확진자 A씨와 PC방 등에서 접촉한 이들을 빨리 찾아 격리시키는 게 가장 중요하다”며 “코로나19의 남하를 막기 위해 최선을 다할 것”이라고 말했다.
광주=장선욱 기자 swjang@kmib.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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