코로나 발생 100일… “이제 팬데믹 시작점 넘었을 뿐”

Է:2020-04-27 17:34
:2020-04-27 21:2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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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시작의 끝이다. 우리는 대유행(팬데믹)의 초입부를 이제 갓 넘긴 것에 불과하다.”

신종 코로나바이러스감염증(코로나19)이 국내에서 발생한 지 28일로 100일째가 된다. 1월 20일 첫 환자 발생 후 3개월여 동안 우리가 받아든 성적표는 나쁘지 않았다. 2015년 유행한 중동호흡기증후군(MERS·메르스)보다 증상 파악이 어렵고, 광범위한 지역사회 감염으로 방역 난이도가 높았음에도 통제에 1차적으로 성공했다는 평가다. 하지만 전문가들이 바라보는 미래는 냉혹했다. 전문가들은 가슴 졸였던 순간들을 기억하고, 관리·감시 체계를 재정비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코로나19 방역 성공을 보여준 가장 뚜렷한 지표는 신규 확진자 수다. 신천지 집단감염 후인 2월 29일은 신규 확진자 909명이 발생한 ‘정점기’였다. 최근 신규 확진자 수는 당시의 90분의 1수준이다. 중앙방역대책본부는 27일 0시 기준 코로나19 신규확진자가 전일 대비 10명 증가해 총 확진자 수가 1만738명으로 집계됐다고 밝혔다. 신규확진자는 사흘 연속 10명을 기록했고, 9일째 10명 안팎을 유지했다.
그러나 100일은 분수령이다. 백신, 치료제 개발은 예상보다 더 오랜 시간이 걸릴 전망이고 전세계적인 팬데믹은 확대되고 있다. 지역사회 감염도 여전하다. 정은경 방대본부장은 “코로나19는 아직 현재진행형인 유행”이라고 했다.

반은 성공일지언정 아직 반이 남았다는 의견이 지배적이다. 확진자 감소 추세에 기뻐하기보다 사태 초기 ‘사후 약방문’ 식의 조치를 취하던 때를 기억하며 2차 재유행에 같은 실수를 반복하지 않도록 체계를 정비해야 한다는 것이다. 2월 4일 중국에 한해 특별입국절차를 적용할 때 일부 방역 전문가는 “방역적인 근거보다 정치적 이유가 컸다”고 평가했다. 지역사회 유행에 미리 대응하지 못해 마스크 파동도 있었다.

천병철 고려대 의대 예방의학교실 교수는 “2월 초 확진자 수가 20명 이하일 때부터 전문가들은 중국의 사례를 보면서 지역사회 유행이 올 것이니 준비가 필요하다고 조언했지만 제때 준비가 이뤄지지 못했다”며 “이 때문에 대구에서 환자 중증도 분류가 안돼 입원을 기다리다 사망하기도 했다”고 말했다.

엄중식 가천대길병원 감염내과 교수도 “지방자치단체는 경기도와 서울을 제외하고는 지역사회 유행에 아무런 준비가 안 됐고 대량의 환자가 발생했을 때 속수무책이었다”고 평가했다.

천 교수는 “방역평가를 하기엔 시기상조”라고 했다. 현단계에서 필요한 것은 확진자 발생 규모를 조기에 파악할 수 있는 정밀감시체계 구축과 혈청역학조사를 통한 집단면역 조사라고 진단했다. 그는 “환자 수를 세는 게 중요한 게 아니다. 환자 수가 10명이라 하더라도 수천명으로 불어나는 데는 3주밖에 걸리지 않는다”며 “환자가 발생하지 않은 곳은 2차 유행이 더 크게 올 수도 있으니 감시체계를 재정비할 때”라고 조언했다.

엄 교수도 “지금은 전체입국자가 1만명 미만이니 전수 자가격리 관리가 가능하지만 하루 1만명 이상 입국자가 늘어날 경우에 대비할 방안을 만들어야 한다”고 강조했다. 이어 “지역사회의 조기진단 체계 유지도 관건”이라며 “장기화가 될수록 선별진료소는 점차 축소하고 인력이나 시간도 줄일 수밖에 없는데 어떻게 효율적으로 관리할 것인지 고민이 필요한 시점”이라고 진단했다.

최예슬 기자 smarty@kmib.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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