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젠지의 결승 직행을 이끌었던 미드·정글 듀오가 본무대에서는 부진을 면치 못했다.
젠지는 25일 서울 종로구 LCK 아레나에서 무관중으로 진행된 ‘2020 LoL 챔피언스 코리아(LCK)’ 스프링 시즌 결승전에서 T1에 세트스코어 0대 3으로 완패했다. 정규 시즌 1위라는 타이틀이 무색하게 T1 상대로 3세트 내내 단 한 번도 우위를 점하지 못했다.
올 시즌 젠지의 코어 근육과도 같았던 정글러 ‘클리드’ 김태민과 미드라이너 ‘비디디’ 곽보성의 부진이 뼈아팠다. 정규 시즌 내내 꾸준한 활약을 펼쳐 ‘LCK 퍼스트 팀’에 나란히 이름을 올렸던 두 선수지만, 이날만큼은 그 이름값을 해내지 못했다.
특히 스프링 시즌 최우수선수상과 퍼스트 팀, ‘플레이어 오브 게임(POG)’ 최다수상까지 3관왕에 올랐던 곽보성이 존재감을 발휘하지 못했다. 그는 이날 1세트 시작 직후 퍼스트 블러드를 내주면서 흔들렸다. 가장 손에 익은 챔피언 아지르를 골랐지만, 그의 트레이드마크인 ‘신기루(E)’부터 ‘점멸’ ‘황제의 진영(R)’으로 이어지는 기술 연계는 끝내 선보이지 못했다.
2세트와 3세트에는 질리언을 선택했으나 역시나 만족스러운 활약을 펼치지 못했다. 특히 2세트 24분경에는 대규모 교전 발생 직후 ‘칸나’ 김창동(사일러스)에게 기습을 허용해 솔로 킬을 내줬다. 그는 궁극기 ‘시간역행’을 사용하지 못한 채로 10명 중 가장 먼저 전사했다.
젠지는 이날 밴픽 싸움에서도 아쉬움을 남겼다. 젠지는 상대 정글러 ‘커즈’ 문우찬의 주력 챔피언인 그라가스, 트런들, 그레이브즈, 올라프 등에 밴 카드를 투자했으나, 그로부터 원하는 만큼의 성과를 거두지 못했다. G2 e스포츠(유럽) 미드라이너 ‘퍽즈’ 루카 페르코비치는 이날 자신의 사회관계망 서비스(SNS)를 통해 노골적으로 젠지의 밴픽을 혹평하기도 했다.
젠지로부터 저격 밴을 당한 문우찬은 오히려 이날 ‘파이널 MVP’ 상을 수상했다. 문우찬은 경기 후 공동 인터뷰에서“젠지 경기를 봤을 때 김태민의 챔피언 폭이 많이 줄어든 것처럼 보였다. 반대로 저는 최근에 많은 챔피언들을 잘할 수 있다는 자신이 있었다”면서 “저격 밴을 당했을 때 오히려 기분이 좋았다”고 말했다.
T1 임혜성 코치는 “세 세트 모두 우리 전략이 좋았다”고 평가했다. 그는 “상대 입장에서 아예 이길 수 없는 경기는 아니었다”면서도 “우리 챔피언 폭이 더 넓었고, 정규 시즌 때부터 상위 라운드를 대비해 아껴둔 픽들도 있었다. 난전에 강한 챔피언 위주로 준비했고, 오늘 꺼낸 픽은 준비한 전략과 90%가량 일치했다”고 밝혔다.
윤민섭 기자 flame@kmib.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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