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울 홍제천 상류는 물과 산이 좋다(樂) 하여 ‘이요동(二樂洞)이라 불릴 만큼 많은 화가와 시인, 시민들이 즐겨 찾던 서울의 대표 여가 활동 공간이었다. 탕춘대성 홍지문으로 이어지는 홍제천에는 세검정도 있어 시인 이상이 소풍을 오기도 했다. 하지만 도시화로 인해 하천길이 끊기고 경관이 악화돼 사람들의 관심에서 멀어졌다. 이에 서울시가 2021년까지 홍제천 상류 지역이 바위 경관을 즐기며 힐링할 수 있는 공간으로 다시 조성하기로 했다.
서울시는 접근이 어려웠던 홍제천 상류 시점에서 홍지문까지 약 3㎞ 구간에 새로운 활력을 불어넣을 홍제락(弘濟樂)길을 조성한다고 23일 밝혔다. 홍제락길 사업은 총 37억5000만원을 투자해 올해 설계를 마치고 2021년까지 공사를 완료할 예정이다.
이번 사업은 복개 구조물과 교량 등으로 단절된 하천 내 산책로를 개선해 연결하고 보행길 구축이 어려운 구간은 주변 도로를 활용한 보행축을 연결해 걷기 좋은 환경을 만든다. 테마별 친수 공간과 녹지공간을 만들어 시민이 즐기며 산책하고 운동할 수 있게 된다.
홍제락길은 하천 및 주변 도로를 연결하는 ‘힐링길’, 동선을 쉽게 이해할 수 있는 ‘관문’, 보행 중 휴식을 취할 수 있는 ‘쉼터’ 등 3가지로 조성될 계획이다. 우선 하천 내 보행로 포장, 데크 및 계단설치로 단절된 보행로를 연결하고 하천구역 밖 주변 도로는 노면 표시로 쉽게 알아볼 수 있게 ‘힐링길’ 을 조성한다. ‘관문’은 힐링길 주요 구간마다 상징조형물, 안내판 등을 설치해 동선을 이끌고 다양한 볼거리를 제공한다. 보행 시설 외에도 쾌적한 쉼터로서 주말 가족 나들이 및 휴식공간으로 이용할 수 있도록 그늘막과 의자 등 휴게시설을 완비한다.
시는 홍제락길 외에도 등산로 이용자와 지역주민의 접근성을 높이기 위해 주변의 활성화된 북한산, 북악산, 한양도성길 등산로와 연계하여 안내시설과 접근로를 조성할 계획이다. 또 향후 이용 현황을 모니터링하여 걷고 싶은 도심 속 하천길을 확대해 나갈 방침이다.
한유석 서울시 하천관리과장은 “홍제락길이 조성되면 홍제천 상류부터 한강까지 이어지는 보행축이 구축되어 자연과 공존하는 힐링의 공간이 재탄생되고 아울러 산과 강이 어우러지는 서울의 대표적인 명소가 될 것으로 기대한다”고 말했다.
김재중 선임기자 jjkim@kmib.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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