조국 전 법무부장관의 자녀들이 받은 상장과 수료증 등과 관련해 최성해 전 동양대 총장은 모두 자신이 결재한 적 없다고 법정에서 밝혔다. 최 전 총장은 또 조 전 장관의 아내 정경심 교수로부터 검찰 수사에 협조하지 말 것을 요구하는 전화도 받았다고 주장했다.
최 전 총장은 30일 서울중앙지법 형사합의25-2부(임정엽 권성수 김선희 부장판사) 심리로 열린 정경심 동양대 교수의 사문서위조 등 혐의 공판에 증인으로 나와 이같이 말했다.
최 전 총장은 이날 법정에서 자신의 명의로 발급된 정 교수의 딸과 아들의 표창장이나 수료증 등을 수여한 사실 자체가 없다고 진술했다.
이어 딸에게 발급된 ‘최우수봉사상’과 같은 이름으로 된 표창장은 총장에 재직하는 동안 본 적이 없다고 밝혔다. 또 개인에게 주는 표창장에 대해서는 자세히 살펴보는데 딸의 표창장에 대한 결재 서류를 본 적이 없다고 밝혔다.
그러면서 해당 표창장처럼 수상자의 주민등록번호를 전부 기재한 경우도 없었던 것 같다고 전했다.
최 전 총장은 조 전 장관 아들이 받은 어학교육원 상장의 일련번호에 대해서도 언급했다. 그는 ‘어학교육원 제2012-2호’라고 기재된 아들의 상장 일련번호도 틀렸다고 했다. 해가 넘어가더라도 일련번호를 1호부터 새로 매기지 않는다는 것이다.
그는 또 어학교육원 명의로 일련번호가 매겨졌다면 총장 명의가 아니라 어학교육원장 명의로 표창장이 발급됐어야 한다고 설명했다.
이와 함께 그는 실제로 정 교수의 자녀가 동양대 프로그램에 참여한 것을 봤거나 그 사실을 들은 기억도 없다고 증언했다.
최 전 총장은 “정 교수가 평소 애들 자랑을 많이 했다”며 “만약 딸이 튜터로 활약하거나, 아들이 수강생으로 참가했다면 정 교수가 내게 자랑했을 것”이라고 했다.
또 “해당 과정에 제가 관심이 있었고, 2기 프로그램 때에는 종일 참석하기도 했다”며 “만약 자녀가 참석했다는 이야기를 들었다면 일부러라도 찾았을 텐데 그러지 않았다. 두 사람은 분명히 없었다”고 밝혔다.
검찰은 이날 조 전 장관의 딸이 조사를 받으면서 내놓은 해명도 일부 공개했다.
조씨는 “방배동 집에서 어머니가 표창장을 주며 ‘총장이 너 수고했다고 주는 것’이라고 말했다”라거나 “동양대의 엄마 연구실에 앉아있다가, 에세이를 가져오면 첨삭해 돌려주는 방식으로 봉사활동을 해서 학생들을 보지 못했다”고 주장했다.
이에 대해 최 전 총장은 “정 교수로부터 그런 이야기도 들은 적 없다”며 “표창장을 수여했다는 사실도 언론 보도로 처음 알았다”고 반박했다.
아울러 최 전 총장은 검찰 수사가 진행되자 정 교수와 조 전 장관으로부터 회유성 전화를 받았다고 증언했다.
그의 증언에 따르면 동양대에 대한 압수수색이 벌어진 지난해 9월 3일 정 교수는 최 전 총장에 전화해 “저에 대한 자료를 검찰에서 요구하더라도 내주지 말라. 웅동학원에서도 자료를 내주지 않는데 아무 문제 없다. 자료를 잘못 내주면 총장님이 다친다”고 말했다.
또 정 교수가 “상 주는 것을 제게 위임하지 않았느냐”고 물어 그런 적이 없다고 답했다고 증언했다.
검찰에 출석한 이튿날에는 정 교수가 조 전 장관을 바꿔줬다고 했다.
최 전 총장은 이 통화에서 조 전 장관은 “위임했다고 하면 모두가 괜찮다”고 하며 그런 내용의 보도자료를 내 달라고 요구했다고 밝혔다.
그는 보직교수들과 함께 결정해야 한다며 이를 거절했다고 했다.
최 전 총장은 “저도 공범이 되는 것 아니냐. 보도자료를 내면 더 큰 죄를 짓는 것”이라며 “불쾌했고, 조 전 장관이 법무부 장관이 되면 더 큰 요구를 받을 것 같은 기분도 들어 조금 위축됐다”고 증언했다.
송혜수 객원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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