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유럽에 체류하던 한국인들이 신종 코로나바이러스감염증(코로나19) 여파로 예정된 한국행 일정을 앞당기고 있다. 이탈리아, 스페인, 영국 등 주요국 중심으로 유럽에서 코로나19가 폭발적으로 확산되고 있는 반면 사태 초반 적극적인 대응으로 확산세를 누그러뜨린 한국을 ‘안전지대’로 보는 사람들이 늘어나는 분위기다.
영국에서 유학 중인 조모(29)씨는 22일 6월 휴가를 맞아 한국에 오려고 미리 끊어뒀던 항공권을 이달 30일 항공편으로 급히 바꿨다. 조씨는 “유럽에서는 자가격리만 하면 코로나19 진단검사를 받지 않아도 된다고 생각하는 사람들이 많고, 영국 방역 당국도 한국처럼 적극적으로 대응하지 않아 불안감이 컸다”며 일정을 앞당긴 이유를 설명했다.
한국행 항공편이 갑자기 취소될까봐 전전긍긍하는 이들도 많다. 체코에 있는 회사에서 근무하던 이모(31)씨는 오는 26일 출발하는 항공권을 구했지만 출국일 전까지 매일 항공사를 통해 일정 변경 여부를 체크하고 있다. 그는 “항공편이 점점 더 막히는 추세라 최대한 빨리 입국하려고 한다”며 “비행기 타는 순간까지 안심하지 못할 것 같다”고 불안해했다.
한국 정부는 22일 0시를 기해 유럽에서 입국하는 모든 사람들을 대상으로 코로나19 진단검사를 실시하고, 14일 동안 격리 및 모니터링을 진행하겠다는 지침을 발표했다. 이에 대해 입국 예정자들은 “당연히 감수해야 할 불편”으로 받아들이고 있다. 오히려 한국 정부의 이런 적극적 대응을 환영하는 분위기도 감지된다.
유럽 내 코로나19 확산 때문에 예정된 유럽여행을 취소하는 사람들도 늘고 있다. 한 유럽여행 커뮤니티에는 “오는 4월 예정돼 있던 유럽여행을 다 취소했다” “가게들도 문을 닫고 여행할 만한 여건이 아니니 여행을 자제해달라”는 등의 글이 우후죽순 올라오는 중이다. 방역 당국에 따르면 지난 20일까지 국내 코로나19 확진자 중 해외에서 감염된 것으로 추정되는 확진자는 86명이며 이 중 50명이 유럽에서 입국했다.
김지애 기자 amor@kmib.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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