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대한노인병학회(회장 장학철)는 신종 코로나바이러스감염증(코로나19)에 취약한 노인과 요양병원, 요양원 등 요양기관을 대상으로 건강 관리 및 감염 예방 수칙을 18일 발표했다.
중앙방역대책본부에 따르면 대구 소재 한사랑요양병원에서 이날 0시 기준 환자 57명을 포함해 현재까지 74명의 코로나19 확진자가 또 무더기로 나왔다.
한사랑요양병원은 치매노인 전문 요양병원으로 입원 환자가 117명, 종사자가 71명이다. 환자의 절반 가까이가 감염된 셈이다.
대구에서는 고위험 집단시설에 대한 전수조사가 진행 중이며 한사랑요양병원 외에 4곳의 요양병원에서 총 13명이 확진 판정을 받은 걸로 파악되는 등 노인시설을 중심으로 집단 감염이 끊임없이 이어지고 있다.
학회는 “신체·정신적으로 면역 기능이 떨어져 있는 노인은 다른 연령층에 비해 코로나19에 매우 취약하며 감염 시 증상이 빠르게 악화돼 사망에 이른다고 알려져 있다”며 “특히 국내 노인의 91%가 한 가지 이상 만성질환을 갖고 있어 각별한 주의가 필요하다”고 밝혔다.
학회 이사장인 원장원 경희의료원 가정의학과 교수는 “코로나19로 인한 국내 사망자 통계(18일 0시 기준)를 보면 60대 19%, 70대 35%, 80대 이상 37%로 노년층 비율이 굉장히 높다”며 “평소 앓고있는 만성질환의 철저한 관리와 함께 생활 속 건강수칙 이행이 무엇보다 중요하다”고 강조했다.
학회에 따르면 심장질환, 당뇨병, 폐질환, 치매 등을 앓던 노인이 코로나19에 감염되면 증상이 심하게 나타나거나 질환이 빠르게 악화돼 사망률이 높아진다.
국내 노인 91%가 한 가지 인상 크고 작은 만성질환을 갖고 있으며 3가지 이상 만성질환을 복합적으로 지닌 노인이 절반을 넘는다.
원 교수는 “특히 노인에서 폐렴은 열·기침 같은 호흡기 증상이 나타나는 경우는 적은 반면 식욕부진, 호흡곤란 및 정신이 오락가락하는 것 같은 섬망 증상이 흔하다는 특수성이 있기 때문에 관찰시 세심한 주의가 필요하다”고 말했다.
기저질환의 증상 때문에 코로나19 증상이 가려지기도 하고 약물 복용으로 증상이 겉으로 나타나지 않을 수도 있다는 것이다.
따라서 신체·정신적으로 취약한 노인이 다수 생활하는 요양병원과 요양원은 환자는 물론 종사자와 방문객 등의 엄격한 감염 관리가 필요하다.
우선 시설로의 감염 유입 차단을 위해 방문객을 철저히 통제하고 면회 금지를 시행해야 한다. 대신 영상통화가 권유된다. 현장 실습생을 최소화하고 감염교육도 철저해야 한다. 자원봉사자 활동도 지양해야 한다.
출입구에 호흡기 감염 증상(37.5도 이상 발열, 기침, 호흡곤란)이 있는 사람은 방문하지 못하도록 안내 문구를 설치하고 호흡기 증상이 있는 직원은 가정에 머물도록 해야 한다.
직원들은 외부 행사나 모임, 회식 등을 지양하며 타인과 접촉하는 경우 마스크를 꼭 껴야 한다. 또 입원(입소)시점에 호흡기 증상 여부를 꼭 확인하고 증상이 있으면 코로나19 검사를 의뢰해 음성 확인 후 입원한다.
시설 내에서의 잠재적 감염 확산을 방지하기 위해 모든 직원의 발열, 호흡기 증상을 확인한다. 모든 직원은 마스크를 착용하고 입소자 접촉 전후로 손 위생을 하며 특히 간병사(요양보호사)는 돌봄 대상 교체 시 손 위생에 철저를 기하고 장갑은 매번 교체한다.
원인 미상 폐렴 등 코로나19 의심 환자 발생 시 보건소로 신고하고 우선 격리 및 진단검사를 실시해 확진 여부를 확인한다.
호흡기 증상이 있거나 응급 상황이 아닌 경우에는 다른 시설로 이송이나 외부 진료를 지양한다. 호흡기 증상으로 인해 외부 병원으로 이송 시에 사전에 연락해 대비할 수 있도록 한다.
원 교수는 아울러 “노인들은 외출을 삼가고 사람이 많이 모이는 장소, 특히 환기가 잘 안되는 밀폐된 곳은 피하도록 하고 코를 풀거나 기침했을 때, 공공장소 방문하고 돌아온 뒤에는 비눗물로 최소 30초 이상 손을 씻도록 해야 한다”고 말했다.
민태원 의학전문기자 twmin@kmib.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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