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국 뉴욕증시가 17일(현지시간) 급반등 흐름을 타고 있다. 1987년 ‘블랙먼데이’ 이후 전날 최악의 폭락세를 기록, 이날도 개장 후 불안정한 거래를 이어갔지만 연방정부와 중앙은행의 조치가 잇따라 나오면서 가파른 반등으로 돌아섰다.
이날 뉴욕증시의 다우존스30 산업평균지수는 오후 3시 기준 761.11포인트(3.77%) 상승한 20,949.63에 거래되고 있다.
같은 시각, 스탠더드앤드푸어스(S&P) 500지수는 116.89포인트(4.90%) 오른 2,503.02에, 기술주 중심의 나스닥지수는 298.41포인트(4.32%) 상승한 7,203.00에 각각 거래되고 있다.
다우지수는 개장 직후 600포인트 이상 올랐다가, 상승분을 모두 반납하고 하락 반전했다. 장중 300포인트 이상 밀리면서 2만선이 무너지기도 했다.
시장 분위기를 바꾼 것은 중앙은행인 연방준비제도(Fed·연준)가 ‘기업어음(CP) 매입’을 발표하면서였다. 연준은 성명을 통해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사태로 기업과 가계의 불확실성이 커지면서 기업어음 시장이 상당한 압박을 받고 있다”며 CP매입기구(Commercial Paper Funding Facility·CPFF)를 설치하겠다고 밝혔다.
CPFF는 2008년 글로벌 금융위기 당시 기업체의 CP를 사들이기 위해 한시적으로 운용된 장치다. 당시 금융권 신용경색으로 금융시장에서 정상적인 CP 유동화가 어려워지자, 연준이 대신 유동성을 공급해줬다. 연준이 지난 15일 기준금리를 파격 인하하고 양적 완화(QE)를 재개했지만, 시장의 불안이 잦아들지 않자, 당장 현금 확보가 다급한 기업체 지원까지 나선 것이다.
여기에 트럼프 행정부의 재정정책 기대감이 강력한 반등 동력을 제공했다. 스티븐 므누신 재무장관은 백악관에서 개최한 언론 브리핑에서 코로나19 사태의 경제적 파장을 억제하기 위해 현금을 직접 지급하는 방안을 추진하고 있다고 밝혔다. 므누신 장관은 “우리는 미국인에게 즉시 수표를 보내는 것을 살펴보고 있다”며 “앞으로 2주 이내에 수표를 제공할 방법을 들여다보고 있다”고 말했다
이와 관련, 트럼프 행정부가 약 8500억 달러(한화 1020조원)의 경기부양책을 의회에 요청할 계획이라고 워싱턴포스트(WP)가 보도했다.
증시가 급반등하면서 투자자들의 공포감은 다소 진정됐다. 월가의 ‘공포지수’로 불리는 시카고옵션거래소(CBOE) 변동성지수(VIX)는 전날보다 10.75% 하락한 73.8을 나타내고 있다.
변동성지수(VIX)는 전날 82.69로 치솟은 바 있다. 글로벌 금융위기 당시인 2008년 11월의 80.74를 웃도는 사상 최고 기록이다. 다우지수가 3,000포인트 가까이 폭락하면서 일시적으로 공포감이 증폭된 것으로 보인다.
박은주 기자 wn1247@kmib.co.kr
연합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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