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래한국당(미래통합당의 비례정당) 한선교 대표의 ‘마이웨이 공천’에 통합당은 속수무책이었다. 황교안 통합당 대표는 통합당 영입 인재들이 비례대표 후순위로 대거 밀린 데 부글부글 끓었지만 이를 뒤집을 길을 찾기도 어려운 상태다. 당내에선 “한 대표를 제어할 브레이크가 없다”는 말까지 나왔다.
황 대표 측은 17일 “황 대표가 격노했다고 해서 바뀌는 일이 없는 아주 난감한 상황”이라고 말했다. 통합당과 미래한국당 모두 미래한국당의 독립성을 강조했던 터라 황 대표의 개입 여지가 별로 없다는 말이다. 통합당의 현실적인 카드는 자유한국당(통합당 전신) 소속이었다가 미래한국당 최고위원이 된 김성찬 이종명 의원 등을 통해 통합당 주장을 관철시키는 것뿐이다.
그런데 미래한국당 최고위에서 부결된 공천안이 공관위에서 3분의 2 의결로 재의결할 경우 공천안은 그대로 확정된다. 통합당 관계자는 “이럴 수도 저럴 수도 없어 무기력감마저 느껴진다”며 “묘안을 짜내고 있다”고 말했다.
통합당에선 자체적으로 비례대표를 내는 시나리오까지 거론된다. 하지만 통합당이 자체 비례대표 후보를 낼 경우 실익이 거의 없다. 준연동형 비례대표제를 적용받는 4·15 총선에서는 지역구 의석수를 많이 얻을수록 확보 가능한 비례대표 의석수가 줄어들게 돼 있다. 황 대표는 이날 기자들과 만나 자체 비례대표 방안에 대해 “불가능하지 않다”면서도 “가급적이면 계획하고 구상한 대로 정상적인 자매정당을 만들 수 있도록 노력하겠다”고 말했다.
황 대표가 최홍 전 ING자산운용 대표(서울 강남을)의 공천 무효를 주도하는 방식으로 개입할 수는 없다. 통합당이 대놓고 공천 순번 조정을 촉구하기도 어렵다. 장영수 고려대 법학전문대학원 교수는 “별개의 정당에 직접적인 강제력을 가하는 것은 위법 문제가 생길 수 있다”며 “다만 미래통합당이 의견을 제시하는 것은 가능해 보인다”고 말했다.
미래한국당이 통합당의 의견 제시를 대폭 수용할 가능성도 떨어진다. 한 대표와 공병호 미래한국당 공관위원장 모두 “최선의 공천이었다”는 입장이다. 결국엔 일부 공천 순번을 조정하는 순에서 봉합될 것이라는 관측도 나온다.
이날 통합당 공천관리위원회는 부산·울산·경남 지역 경선 결과를 발표했다. 울산 남을에서 김기현 전 울산시장이 울산시장 출신 박맹우 의원을 누르고 공천장을 받았다. 이채익 의원(울산 남갑), 하태경 의원(부산 해운대갑), 이헌승 의원(부산 진을), 나동연 전 양산시장(경남 양산을), 윤한홍 의원(경남 창원·마산·회원), 최형두 전 국회 대변인(경남 창원·마산·합포) 등이 본선에 진출했다.
김경택 이상헌 기자 ptyx@kmib.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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